'보라스 마법' 하퍼, 마차도보다 OOO억원 더 번다
2019.03.09 21:16:45


[OSEN=이상학 기자] “거의 1년치 수익이다”. 

지난겨울 메이저리그 FA 최대어였던 브라이스 하퍼와 매니 마차도는 총액 기준으로 3000만 달러 금액 차이가 난다. 하퍼는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13년 3억3000만 달러, 마차도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10년 3억 달러에 계약했다. 3000만 달러 차이가 난다. 

하지만 실제 수입은 두 배에 가까운 5500만 달러 차이가 난다. 지난 8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LA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하퍼의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는 “모든 세금까지 계산하면 하퍼가 마차도보다 약 5500만 달러를 더 번다”고 밝혔다. 우리 돈으로 약 625억원 차이. 

주세 차이 때문이다. 마차도의 샌디에이고와 LA 다저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속한 캘리포니아는 개인 소득세 최고 세율이 13.3%로 미국에서 가장 높은 지역이다. 반면 하퍼의 필라델피아가 위치한 펜실베이니아는 소득세가 3.07%에 불과하다. 수입에 관계 없이 일률 적용된다. 

LA타임스는 ‘하퍼가 캘리포니아 구단 대신 필라델피아와 계약하며 수천만 달러 세금을 아꼈다’고 전했다. 보라스는 “그 정도 규모의 계약이라면 거의 1년치 수익”이라며 금전적 이득을 설명한 뒤 “샌프란시스코, 다저스, 샌디에이고는 야구팀 중 소득세로 최악의 지역에 있다. 선수들은 큰 타격을 받는다”고 말했다. 

하퍼는 다저스와 샌프란시스코의 러브콜도 받았다. 샌프란시스코는 12년 총액 3억1200만 달러, 다저스는 계약기간을 줄여 최대 연평균 4500만 달러를 제시했지만 세금까지 감안하면 최고액을 제시한 필라델피아 상대가 될 수 없었다. 보라스도 “마차도보다 5500만 달러 더 벌었다”며 고객에게 실질적 이득을 크게 남긴 자신을 스스로 포장했다. 

보라스의 또 다른 고객인 추신수도 비슷한 케이스. 추신수는 지난 2013년 12월 텍사스 레인저스와 7년 총액 1억3000만 달러 FA 계약을 하며 실수령액을 높였다. 텍사스는 소득세를 부과하지 않는다. 추신수는 주세 없이 연방세만 냈고, 나머지 금액을 모두 챙길 수 있었다. 

온화한 기후에도 불구하고 하늘 높은 줄 모르는 주세 때문에 캘리포니아는 선수들의 기피 지역이 되고 있다. 또 다른 에이전트 존 보그스는 “과거 선수들은 세금 폭탄을 맞기 싫어 특정 주에 가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현실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부분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댄 로자노를 에이전트로 둔 마차도는 캘리포니아의 높은 세율에도 불구하고 샌디에이고를 택했다. LA타임스는 ‘아마도 샌디에이고가 마차도에게 최고 제안을 했을 것이다. 마차도는 미국 최고의 기후를 자랑하는 곳에서 뛰고 싶었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waw@osen.co.kr

[사진] 하퍼-보라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