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스터vs쿨바 압축' 롯데 새 감독...'향수'인가 '감각'인가
2019.09.20 14:31:16
[사진] 제리 로이스터-스캇 쿨바 /OSEN DB,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OSEN=조형래 기자] 롯데 자이언츠의 차기 감독은 외국인 감독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럼 과연 어떤 지향점을 갖고 새로운 감독을 선임하게 될 것인가.

롯데는 지난 19일, 차기 감독 선임 ‘프로세스’를 공개했다. 감독 선임 프로세스는 성민규 단장이 미국 출장에서 인터뷰 할 감독 후보들을 공개하는 것부터 시작됐다.

롯데가 언급한 후보들은 KBO리그 팬들에게도 낯익은 인물들이다. 2008~2010년 3년 간 롯데를 이끈 바 있는 제리 로이스터 전 감독. 한국(현대)과 일본(한신)에서 현역 생활을 했고, LA 다저스 산하 트리플A 오클라호마시티의 타격코치를 맡고 있는 스캇 쿨바. 그리고 2005년 KBO리그 현대에서 리그 홈런왕을 차지했고, 현재 캔자스시티 로열스 산하 싱글A 월밍턴 블루락스에서 타격코치에 재직 중인 래리 서튼. 롯데는 총 3명의 후보와 인터뷰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외국인 감독 후보 3명 외에도 “공필성 감독대행을 포함한 KBO리그 내의 감독 후보 4~5명에 대해서도 야구에 대한 철학, 열정, 팀에 대한 적합성을 판단할 수 있는 심층 면접 과정에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 롯데의 차기 감독 선임 방향은 외국인 감독 쪽으로 쏠려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일단 외국인 감독 후보들은 성민규 단장이 지향하는 ‘활발한 출루에 기반한 도전적인 공격야구’에 맞는 인물들이다. 모두 타격 쪽에 일가견이 있는 후보군으로 선정한 것도 성 단장이 모토로 삼은 팀의 방향성에 부합한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유력 후보는 로이스터와 쿨바, 두 명으로 압축 될 가능성이 높다. 과거의 향수, 현재의 감각으로 대변할 수 있는 두 명의 후보다.

▲향수 불러오는 로이스터 전 감독…떨어지는 현역 감각

롯데가 밝힌 후보들 가운데 단연, 눈에 띄는 인물은 로이스터 전 감독이다. 누구나 알고 있듯이 2008~2010년, 롯데에 ‘노피어’ 정신을 불어넣으며 암흑기에 빠져 있던 팀을 구해낸 감독이다. 현재 롯데의 주축 선수들과 호흡하고 소통하면서 함께 성장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로이스터의 지도자 커리어에서 롯데는 빼놓을 수 없는 팀이고, 스스로도 롯데 시절에 대한 그리움을 줄곧 표출을 해 왔다. 최근 국내의 한 에이전시와 만남을 갖자, 한국 복귀 정지작업에 착수한 것이 아니냐는 풍문도 들렸다.

로이스터 전 감독의 장점은 롯데라는 조직을 잘 알고 있다는 점, 그리고 한 번 지도를 해봤던 팀이라는 점이다. ‘소통’이라는 롯데의 감독 선임 근거에는 부합한다. KBO리그에서 어떤 방식으로 공격 야구를 풀어내야 할 지에 대한 밑그림도 갖고 있다. 무엇보다 과거 ‘노피어 시대’를 그리워하는 팬들의 향수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흥행성과 주목도 면에서는 따라올 후보가 없다. 

하지만 과연 과거의 기억과 향수만으로 팀의 미래를 혁신적으로 바꿀 수 있을지는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 로이스터 전 감독의 최근 경력이 걸림돌이다. 지난 2015년 멕시코 리그가 프로 레벨에서의 마지막 지도자 경력이다. 현재는 로스앤젤레스 인근 시에라 캐년(Sierra Canyon) 고등학교에서 지도하고 있다.

한국 야구, 롯데에 대한 관심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한국 무대를 떠난 지 9년이라는 시간이 흘렀고 프로 레벨 현역 지도자 생활을 한 지도 오래 전의 일이다. 급변하는 현대 야구의 트렌드, 그리고 달라진 한국 야구의 모습에 적응을 할 수 있을지는 의문부호다. 무엇보다 1952년생으로 내년이면 한국 나이로 69세가 된다. 일흔에 가까운 노장이다. 


[사진] 제리 로이스터 /OSEN DB

▲‘마차도의 은사’ 쿨바 코치의 뛰어난 감각…감독 경험은 ‘글쎄’

로이스터 전 감독과 반대로 쿨바 코치는 현재의 ‘감각’에 무게가 쏠린 후보다. 프로야구 외국인선수 도입 원년인 1998년 현대의 창단 첫 우승을 이끌었다. 1995~1996년에는 일본 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즈에서 선수 생활을 했다. 아시아 무대가 낯설지 않다. 또 쿨바 코치의 경우 눈길을 끄는 이력은 메이저리그에서 타격코치로 남긴 족적이다. 

2005년부터 지도자의 길로 접어든 쿨바 코치의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11년 6월, 텍사스 산하 트리플A 타격코치에서 메이저리그 타격코치로 승격이 되고 나서부터다. 쿨바 코치가 합류한 뒤, 텍사스는 팀 타율 2할8푼3리로 리그 1위로 시즌을 마쳤다. 이듬해에도 텍사스는 리그 전체 득점 1위(808득점), 팀 타율 2위(0.272)로 마크했다. 

2015년부터 2018년까지 4년 동안 볼티모어 오리올스 타격코치를 맡으면서 자신의 능력을 본격적으로 발휘했다. 쿨바 코치 부임 전에도 볼티모어는 2년 연속(2012~2013년) 리그 팀 홈런 1위에 올랐지만, 이를 유지시켰고 극대화 시켰다. 그가 재임하던 4년 중 3년 동안 볼티모어는 메이저리그 전체 팀 홈런 순위에서 5위를 벗어나지 않았다. 볼티모어는 2015년 3위(217홈런), 2016년 1위(253홈런), 2017년 5위(232홈런)의 팀 홈런을 기록했다. 특히 2017시즌에는 20홈런 이상 타자를 7명이나 배출시켰다. 

무엇보다 특급 유망주였지만 2012년 데뷔 후 3년 동안 33홈런만 기록하는 등 성장이 정체되어 있던 매니 마차도(현 샌디에이고)의 잠재력 폭발에 일조했다. 쿨바 코치가 부임한 첫 해인 2015년, 마차도는 데뷔 첫 30홈런(35홈런)을 돌파했고, 이후 MVP급 타자로 성장했다. 마차도는 공공연하게 쿨바 코치에 대한 고마움을 표시하는 등 ‘은사’를 향한 예를 잊지 않고 있다. 

올해는 다저스의 트리플A 타격코치로 올해 수많은 타자 유망주들을 성장시켜 메이저리그로 콜업 시켰다. 맷 비티, 윌 스미스, 카일 갈릭, 가빈 럭스 등이 그의 손을 거쳐 다저스 로스터의 한 자리를 차지하게끔 성장했다는 평가다.

마이너리그 지도자 당시 시애틀 산하 마이너리거였던 추신수(현 텍사스), 그리고 2016~2017년 볼티모어에서 김현수(현 LG)와 인연을 맺었다는 점, 2017시즌 SK가 트레이 힐만 감독을 선임할 당시에도 최종 후보까지 올랐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미국 현지에서도 소통과 공감 능력에 대해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인물이다. 다만, 마이너리그 레벨에서도 감독 경험이 그리 많지 않고 팀을 전체적으로 지휘하는 역량에 대해서는 아직 물음표가 붙어 있는 것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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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감독이 롯데의 지휘봉을 잡더라도,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다만, 어떤 방향성과 목표, 근거를 갖고 ‘혁신’을 이끌 감독을 선임하는지가 중요하다. 외국인 감독으로 가닥이 잡혀가는 상황에서 롯데는 어떤 선택을 내릴 수 있을까.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