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도 못 말린 슈어저 깜짝 불펜 자청, "이것이 가을야구"
2019.10.05 20:32:03
[OSEN=LA(미국 캘리포니아주),박준형 기자]8회말 구원등판한 워싱턴 슈어저가 주먹을 쥐며 환호하고 있다. / soul1014@osen.co.kr


[OSEN=LA(미국 캘리포니아주), 이상학 기자] 누가 맥스 슈어저(35)의 열정을 막을 수 있을까. 

워싱턴 내셔널스 데이브 마르티네스 감독은 올 시즌 슈어저 때문에 몇 차례 곤욕을 치렀다. 지난 6월3일(이하 한국시간) 신시내티 레즈전에서 8회 2사까지 117개 공을 던진 슈어저는 마르티네스 감독의 교체를 완강하게 거부하며 남은 이닝을 마무리했다. 7월 이후 반복적인 등 부상으로 고생했지만 그때마다 슈어저는 조기 복귀 의지를 불태웠다.

불 같은 슈어저를 말리느라 마르티네스 감독과 워싱턴 코칭스태프가 진땀을 빼야 했다. 5일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MLB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NLDS) LA 다저스와 2차전도 마찬가지였다. 지난 2일 밀워키 브루어스와 와일드카드 게임에 선발로 나서 5이닝을 던진 슈어저는 7일 NLDS 3차전 선발투수로 내정된 상태였다. 

2차전이 열린 이날은 불펜 세션을 하는 날이었만 슈어저는 2차전 구원등판으로 이를 대체하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경기 후 마르티네스 감독은 “경기 전 슈어저와 이야기를 했다. 그의 불펜 데이였고, 우리는 구원등판을 만류했다. 하지만 그는 등판을 하고 싶어했다”며 선수의 의지가 강하게 작용했다고 밝혔다. 


[OSEN=LA(미국 캘리포니아주),박준형 기자]8회말 이닝종료 후 워싱턴 마르티네즈 감독이 슈어저와 악수를 하고 있다. / soul1014@osen.co.kr

이에 마르티네스 감독은 “9회에는 쓰지 않겠다”는 단서를 달고 슈어저의 구원 요청을 받아들였다. 7회말부터 불펜에서 몸을 풀며 출격 준비를 한 슈어저는 4-2로 리드한 8회말 마운드에 올랐다. 가빈 럭스, 크리스 테일러, 작 피더슨을 연속 삼진 처리하며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끝냈다. 

정규시즌 슈어저의 최고 구속은 98.4마일(158.4km). 1이닝을 짧게 전력으로 던진 이날은 최고 99.1마일(159.6km) 포함 시즌보다 더 빠른 공을 7개나 던졌다. 총 투구수 14개로 짧게 등판을 끝냈다. 6일 하루 휴식을 취한 뒤 7일 NLDS 3차전 선발 가능성도 남겨놓았다. 

경기 후 슈어저는 “1이닝만 던지면 충분히 회복할 수 있다. 어떤 상황에서든 투구할 준비가 되어있었다. 이것은 플레이오프”라며 가을야구에 더 큰 승부욕과 전투력을 드러냈다. 마르티네스 감독은 “내일 슈어저의 상태를 본 뒤 3차전 선발을 결정하겠다. 만약 슈어저가 안 된다면 애니발 산체스가 선발로 나설 것이다”고 밝혔다. /waw@osen.co.kr
 
[OSEN=LA(미국 캘리포니아주),박준형 기자]8회말 워싱턴 슈어저가 역투하고 있다. /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