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절 넘어 체념한 커쇼, "끔찍한 가을, 사람들 말이 맞다"
2019.10.10 15:39:03

[OSEN=LA(미국 캘리포니아주), 박준형 기자] 클레이튼 커쇼 / soul1014@osen.co.kr
 

[OSEN=LA(미국 캘리포니아주), 이상학 기자] 얼굴은 붉게 상기돼 있었다. 모든 것을 체념한 듯 자책했다. LA 다저스 클레이튼 커쇼(31)에게 또 한 번 ‘잔인한 가을’이 지나갔다. 

커쇼는 10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치러진린 2019 MLB 포스트시즌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NLDS) 워싱턴 내셔널스와 최종 5차전에 7회 구원등판, 8회 백투백 홈런을 맞고 동점을 허용하며 블론세이브를 범했다. 

커쇼는 지난 5일 NLDS 2차전 선발로 나서 6이닝 6피안타 1볼넷 4탈삼진 3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4일을 쉬고 이날 불펜 대기했다. 5회부터 불펜에서 움직였고, 6회에는 공을 던지며 출격을 기다렸다. 

7회 2사 1,2루에서 워커 뷸러에 이어 나온 커쇼는 아담 이튼을 3구 삼진 처리하며 포효했다. 그러나 8회 앤서니 렌던과 후안 소토에게 백투백 홈런을 허용했다. 순식간에 3-3 동점. 다저스는 연장 10회 접전 끝에 3-7로 졌고, 2승3패로 조기 탈락했다. 

경기 후 다저스 클럽하우스는 패배의 정적으로 분위기가 몹시 무거웠다. 커쇼는 뷸러에 이어 클럽하우스 내 인터뷰를 기다렸다. 고개를 푹 숙인 채 휴대폰을 하며 애써 감정을 눌렀다. 뷸러에 이어 인터뷰에 나선 커쇼의 얼굴을 붉게 상기돼 있었다. 

커쇼는 “사람들이 포스트시즌의 나에 대해 하는 말이 모두 사실이다. 이해한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 것도 없다. 끔찍하다. 정말 그뿐이다”며 가을만 되면 악몽을 쓰는 현실을 부정하지 않았다. 좌절을 넘어 체념한 모습이었다. 

이어 커쇼는 “팀 동료들을 실망시켰다. 그 부분이 매년 가장 힘들다.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이기지 못하고 책임을 지는 건 정말 재미없다”며 힘겹게 인터뷰를 마쳤다. 그의 두 눈도 어느새 촉촉해져 있었다. /waw@osen.co.kr

 

[OSEN=LA(캘리포니아주),박준형 기자]연장10회말 다저스 커쇼가 더그아웃에서 어두운 표정으로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커쇼는 이날 8회 연속타자 홈런으로 동점을 허용했다.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