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천국 떠나 투수 지옥으로…류현진은 박찬호와 다를까
2020.01.03 12:37:34

 

[사진] 류현진-박찬호 /OSEN DB



[OSEN=이상학 기자] 류현진(33)이 정든 LA 다저스를 떠나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 새출발한다. 18년 전 다저스를 떠나 텍사스 레인저스로 이적한 박찬호(47)의 행보와 여러모로 닮았다. 투수 천국에서 지옥 같은 환경으로 가는 과정이 비슷하다. 과연 결과는 다를 수 있을까. 

지난 2001년 12월 박찬호는 텍사스와 5년 총액 6500만 달러에 FA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투수 연봉 전체 5위에 해당하는 특급 대우를 받았다. 다저스에서 8년간 221경기 80승54패 평균자책점 3.80 탈삼진 1098개를 기록했다. 

특히 1997~2001년 5년 연속 190이닝, 13승 이상 거둔 A급 투수였다. 당시 나이도 만 29세로 특급 대우를 받을 만했다. 그러나 텍사스에서 3년 반 동안 68경기 22승23패 평균자책점 5.79로 부진한 박찬호는 여전히 실패한 FA 계약으로 종종 소환되고 있다. 

전성기 박찬호는 투수 친화적인 다저스타디움을 홈구장으로 썼다. 다저스타디움에서 통산 134경기 45승25패1세이브 평균자책점 2.97로 잘 던졌다. 그러나 나머지 구장에선 평균자책점 5.09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사진] 류현진-박찬호 /OSEN DB

 

지명타자 제도가 있어 내셔널리그보다 타격이 강한 아메리칸리그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고질적인 허리 부상이 가장 큰 부진 이유였지만 환경의 변화도 박찬호에게 악재로 작용했다. 

FA로 이적한 류현진의 상황도 박찬호와 조금 비슷하다. 지난 7년간 류현진은 다저스타디움에서 홈에서 62경기 28승14패 평균자책점 2.62로 강했다. 원정에서도 64경기 26승19패 평균자책점 3.35로 준수한 성적을 냈지만 다저스타디움 홈경기처럼 압도적이진 않았다. 

아메리칸리그 팀들과 인터리그에서도 15경기 4승4패 평균자책점 3.84로 다소 고전했다. 토론토 홈구장 로저스센터도 홈런이 많이 나오는 타자 친화적이란 점에서 부담이 된다. 지난해 홈런 파크 팩터가 1.317로 30개 구장 중 가장 높았다. 텍사스에서 박찬호가 쓴 알링턴파크도 타자 친화 구장이었다. 

다저스 시절보다 투수에게 불리한 환경이지만 류현진은 자신의 가치를 인정해준 토론토에서 과감하게 도전을 결정했다. 그는 “지명타자 제도가 있어 조금 차이가 있겠지만 크지 않을 것이다”며 “지금 갖고 있는 구질, 구종을 더 정교하게 다듬겠다. 제구가 첫 번째다. 제구만 되면 장타를 억제할 수 있을 것이다”고 자신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