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게주·비셋이 구멍? TOR 내야진, '땅볼 킬러' 류현진 도울 수 있을까?
2020.01.10 07:27:17
[사진] 토론토 블루제이스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OSEN=길준영 기자] 토론토 블루제이스 내야진은 류현진(33)을 도와줄 수 있을까.

류현진은 뛰어난 제구력과 다양한 구종으로 약한 타구를 유도하는데 능한 투수다. 지난 시즌 메이저리그 전체 평균자책점 1위(2.32)를 차지하며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투표 2위에 오른 비결이 바로 약한 타구를 유도하는 능력이었다. 특히 류현진은 땅볼 유도 능력이 정말 뛰어나다. 메이저리그 공식매체 베이스볼서번트에 따르면 류현진의 땅볼 비율은 52.6%로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 72명 중 8번째로 높았다.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땅볼 투수는 탄탄한 내야진이 뒷받침되어야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다. 류현진이 지난 시즌 뛰었던 LA 다저스의 경우 내야진이 안정적이라고 보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이는 그럼에도 좋은 성적을 거뒀던 류현진이 대단했던 것이지 내야진이 안정적이지 않아도 괜찮다는 의미가 아니다.

그렇다면 다가오는 2020시즌 류현진의 뒤를 받칠 토론토의 내야진은 어느정도의 수비력을 보여줄까.

베이스볼서번트는 지난 9일(한국시간)부터 내야수 OAA(Out Above Average)라는 새로운 수비지표를 공개했다. 타구와 주자의 속도, 수비 시작 위치 등을 고려해 수비확률을 계산하고 성공 여부에 따라 확률을 누적해서 계산한 지표다.

메이저리그 공식매체 MLB.com의 뎁스 차트에 따르면 토론토는 2020시즌 1루수 트래비스 쇼, 2루수 케반 비지오, 유격수 보 비셋, 3루수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로 내야진을 구성할 것으로 예측된다. 내야수 OAA를 기준으로 보면 토론토의 우측필드의 야수(1루수, 2루수)들은 리그 평균 이상이지만 좌측필드를 지키는 야수(유격수, 3루수)들은 다소 우려스럽다.

주전 1루수로 뛸 것으로 보이는 쇼는 지난 시즌 대부분 3루수로 뛰었다. 3루수로 71경기(513이닝)을 소화했지만 1루수로는 6경기(21⅓이닝)밖에 소화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쇼는 3루수(+1 OAA)로도, 또 1루수(0 OAA)로도 모두 리그 평균 이상의 OAA를 기록했다. 이번 시즌 주전 1루수로 뛰더라도 평균 이상의 수비를 기대할만하다.

2루수 비지오 역시 +7 OAA를 기록하며 수준급 수비 능력을 뽐냈다.

문제는 유격수 비셋과 3루수 게레로 주니어다. 비셋은 -4 OAA, 게레로 주니어는 -16 OAA를 기록하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리그 평균과 큰 차이가 없는 비셋은 그렇다치더라도 게레로 주니어의 수비력은 상당히 우려가 되는 부분이다. OAA 기준으로 게레로 주니어는 지난 시즌 메이저리그 최악의 내야수(호르헤 폴랑코와 공동 최하위)였다. 라인업 포지션이 아닌 실제 수비 위치를 기준으로한 3루수 OAA에서도 게레로 주니어는 -14를 기록해 3루수 중에서 가장 좋지 않았다.


2019시즌 류현진의 타구 스프레이 히트맵 / 출처=베이스볼 서번트

류현진은 좌완 선발투수다. 상대팀에서는 류현진을 상대로 우타자를 많이 투입할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보니 자연스레 유격수와 3루수 방면으로 가는 타구가 많다. 이러한 점은 지난 시즌 류현진의 타구 스프레이 히트맵을 보면 곧바로 알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유격수 비셋과 3루수 게레로 주니어의 수비력은 상당히 걱정이 될 수밖에 없다. 토론토가 수비가 좋지 않은 게레로 주니어를 지명타자나 1루수로 이동시키고 준수한 3루수인 쇼를 주전 3루수로 기용할 수도 있겠지만 토론토는 이제 막 빅리그에 데뷔한 어린 선수인 게레로 주니어에게 3루수로서 최대한 많은 기회를 주려고 할 가능성이 더 높다.

토론토는 류현진에게 1선발 역할을 기대하고 4년 8000만 달러 계약을 안겼다. 토론토의 내야 수비는 류현진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지만 1선발로서 류현진이 극복해야할 변수다.

2020시즌 토론토의 내야진이 어떤 수비를 보여줄지, 류현진은 또 어떤 투구를 선보일지 궁금하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