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사무국,"사인 훔치기, 그릇된 휴스턴 야구 문화가 원인"
2020.01.14 10:46:08


[스포탈코리아] 김동윤 기자=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조사를 통해 휴스턴 애스트로스 구단의 사인 훔치기 전모가 드러났다.

14일(한국 시간) 미국의 언론 매체 디 어슬레틱은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사인 훔치기가 어떤 식으로 진행됐는지 사무국의 보고서를 통해 상세히 밝혔다. 롭 만프레드 메이저리그 커미셔너는 9장의 보고서를 통해 휴스턴이 2017년 월드시리즈와 2018년 정규 시즌에서 전자 기기를 이용해 사인을 훔쳤다고 전했다. 방법은 리플레이 리뷰 방과 덕아웃 옆에 위치한 모니터를 활용한 것이었다.

이 조사에는 23명의 전·현직 휴스턴 선수들을 포함한 68명의 증인이 참여했으며, 그 결과 휴스턴의 전반적인 야구 문화가 매우 문제가 많았다고 지적했다.

휴스턴은 2017년 비디오 판독실을 이용해 사인을 훔치고 선수들에게 신호를 전달했다. 시즌 시작 두 달 후에는 홈 경기 동안 외야 중앙의 카메라를 이용한 일명 '쓰레기통 두드리기 시스템'을 실험했고, 이것은 선수들의 주도 하에 벌어진 일이라고 만프레드 커미셔너는 밝혔다.

해가 바뀌어 비디오 리플레이 방을 이용한 사인 훔치기는 이어졌지만 쓰레기통 시스템은 시즌 도중 자체적으로 별 효과가 없는 것으로 판단해 중단됐고, 2018년 포스트시즌에 있었던 보스턴과의 ALCS에서는 휴스턴의 혐의점을 찾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어 구단 수뇌부들의 참여 여부에 대한 결과도 나왔다.
힌치 감독은 두 차례에 걸쳐 이 시스템을 저지하려는 시도는 있었으나 결국 이런 시스템을 궁극적으로 중단시키지 않았으며, 선수나 당시 휴스턴 벤치 코치였던 알렉스 코라에게도 직접적인 거부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르나우 단장은 이런 사실을 몰랐다고 증언했지만 그럼 움직임에 대해 인지하고 있었다는 문서와 증언이 나왔다. 반면, 크레인 구단주는 사인 훔치기 시스템에 대해서는 인지하지 못했고, 연맹의 조사에 협조적이었다는 말이 덧붙었다.

현재 보스턴 레드삭스의 감독을 맡고 있는 코라에 대한 징계는 2018년 보스턴의 사인 훔치기 논란이 정리되면 나올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지난해 월드시리즈에서 있었던 브랜든 타웁먼 부단장의 해고를 언급하며, 르나우 사단이 분석에 있어 타 구단에 비해 앞서 있지만 직원들에 대한 대우, 다른 팀과의 관계 그리고 언론과 외부와의 이해 관계에서는 문제가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상기시켰다. 타웁먼 부단장은 지난해 포스트시즌 도중 여기자들에게 가정 폭력으로 징계 받은 선수를 언급하며 조롱했고, 휴스턴 구단은 처음에는 그런 일이 없었다고 발뺌하다가 일을 키우고 사과한 전례가 있다.

또한 만프레드 커미셔너는 개인 의견임을 밝히면서 르나우의 야구 담당 부서의 고립된 문화가 이런 여러 사건을 촉발했고, 구단의 대응은 명백히 부적절하고 부정확했다고 얘기했다.

크레인 휴스턴 구단주는 르나우 단장과 힌치 감독의 해고를 발표하면서 "그들이 사인 훔치기를 실행하거나 추진하진 않았고, 그런 움직임은 밑바닥에서 시작됐다. 하지만 그들은 책임자로서 그것에 대해 아무 것도 하지 않았고 그 결과는 불행하고 심각했다"는 성명을 내놓았다.

그러나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이 모든 사건은 르나우의 야구 부서에만 해당한다며 타 부서와의 연계 가능성은 차단하고,직접적으로 관련된 선수들에 대한 징계는 빠져있어 추후 논란이 예상된다. 만프레드 커미셔너는 선수들의 일탈에 대해 평가 및 징계를 내리는 것은 관련된 선수가 많고, 다른 팀에서 뛰고 있는 선수가 많아 어렵고 비현실적이라 언급했지만 선수 노조와 직접적인 마찰을 피하려는 무책임한 행동이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