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2.5점' 418억 타선 급랭, 롯데 언제쯤 다시 타오를까?
2020.05.29 08:46:53
[OSEN=부산, 민경훈 기자]경기를 마치고 롯데 선수들이 퇴장하고 있다. / rumi@osen.co.kr

[OSEN=부산, 조형래 기자] 롯데 자이언츠의 상위 타선을 구성하고 있는 도합 ‘418억 타선 조합’은 핵타선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고, 시즌 초반까지만해도 그 기대가 이뤄지는 듯 했다. 하지만 이후 타선의 타격감은 급격하게 식었다. 기대는 실망감으로 바뀌어가고 있다. 과연 언제쯤 다시 타오를 수 있을까.

롯데의 타격 슬럼프가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다. 첫 10경기에서 개막 5연승 포함해 7승3패를 기록했고 팀 타율은 3할1리 OPS 0.835로 리그 타격 상위권에 포진해 있었다. 적재적소에서 터지는 안타, 뒷심 등 롯데의 타격은 괜찮은 편이었다.  하지만 이후 10경기에서는 3승7패를 기록했다. 부진의 이유인 타격 성적은 이 기간 타율 2할7리, 3홈런 OPS 0.567로 모두 리그 최하위로 떨어졌다. 10경기에서 25득점으로 평균 2.5점을 뽑아내는데 그쳤다. 지난 26~28일 사직 삼성 3연전에서는 기록한 득점은 총 3점이었다. 경기 당 1점이었다. 1승2패를 한 것이 신기할 정도의 처참한 득점력이었다. 

민병헌, 전준우, 손아섭, 이대호, 안치홍 등 도합 418억원의 FA 계약을 체결한 핵심 타자들의 침체가 심각한 실정이다. 안치홍(타율 0.250/OPS 0.686)전준우(0.231/0.653), 손아섭(0.229/0.629),민병헌(0.175/0.433)은 모두 제 몫을 해주지 못하고 있다. 이대호만이 최근 10경기 타율 3할2푼4리 5타점으로 분전했지만 홈런은 없었고 OPS 0.746으로 만족스러운 생산력은 아니다. 

팀 내에서 가장 타격 커리어가 뛰어난 5명의 타자들이 상위 타선, 중심 타선에 나란히 포진하면서 타격 생산력과 득점력을 극대화 하려는 전략은 최근의 타선 조합 트렌드와도 일치한다. 하지만 이들이 동반 슬럼프에 빠질 경우, 팀 전체의 타격이 바닥으로 내려앉을 수 있는 부메랑이 되고 있다는 것을 최근 10경기를 통해서 증명하고 있다. 

커리어의 평균을 믿고, 언젠가는 정상궤도로 돌아올 것이라고 믿고 있지만 그 시기가 점점 늦어지고 있다는 것이 불안감을 증폭시키는 요소다. 조합을 바꾸기도 쉽지 않을 뿐더러 이들을 대체할 수 있는 자원 자체도 전무하기에 현재의 심각함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타격 사이클의 문제라고 치부할 수 있지만 사이클의 저점이 나날이 내려가고 있다. 바닥을 가늠할 수 없다. ‘활발한 출루에 기반한 공격 야구라는 팀이 지향하는 타격 컬러 자체가 옅어지고 있다.

타격 코치 경험이 풍부한 허문회 감독도 지금 현실에서 마땅히 손을 쓸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일단 이들의 커리어를 믿고 있기에 믿음으로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허 감독은 “타격 사이클이 내려가있지만 지금은 믿고 기다려야 한다. 야구는 실패가 더 많은 운동이다”는 말로 타격 사이클이 회복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상대성'으로 상대 투수들이 좋다고 치부 하기에는 지난 28일 삼성전의 경우는 달랐다. 신인 좌완 허윤동이 초반 흔들렸던 틈새를 무너뜨리지 못했다. 결국 11개의 잔루를 남기며 재차 침묵했다.

올해 롯데가 야심차게 강황한 데이터 파트에서의 분석력 문제도 제기할 수 있다. 데이터 분석에 능한 라이언 롱 타격 코치, 데이터 분석을 전담하는 R&D팀 및 전력분석팀의 책임론도 피할 수 없는 상황. 상대팀들이 개막 초반 롯데의 타격 기세에 더욱 세밀하게 분석하기 시작했고 이에 기민하게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고도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외국인 타자 딕슨 마차도는 타 구단들의 현미경 분석을 통해 두렵지 않은 타자로 전락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언젠가는 핵심 타자들이 커리어의 수치들을 되찾아가면서 궤도에 오를 수 있다. 다만, 그 시기가 짧아지면 짧아질수록 롯데에 더욱 반가운 소식이다. 과연 롯데는 타격 슬럼프에 대한 기다림의 시간을 언제까지 견뎌낼 수 있을까. 그리고 믿음으로 다시금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을까.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