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위해 희생하고 잘하고 있다” 주장 민병헌 향한 허문회 감독의 신뢰
2020.07.07 12:23:43

 

[OSEN=부산, 최규한 기자]9회말 무사 롯데 민병헌이 끝내기 우월 솔로포를 날리고 있다. / dreamer@osen.co.kr



[OSEN=부산, 조형래 기자] 롯데 자이언츠 주장 민병헌의 올 시즌 개인 성적은 이름값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올 시즌 45경기 타율 2할4푼1리(166타수 40안타) 2홈런 8타점 24득점 7도루 OPS 0.635에 불과하다. 풀타임 시즌을 소화하고 난 뒤 개인 성적으로는 아쉬움을 넘어서 팀 경기력에 마이너스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일단 최근 부진을 씻어내고 지난 4일 SK전 3타수 1안타 1볼넷 3득점, 그리고 5일 경기에서는 4타수 2안타 1득점으로 활약했다. 안타 모두 2루타였다. 이전과 달리 타구의 질이 괜찮아졌다. 이러한 감각이 좀 더 이어지기를 모두가 바라고 있다. 

주장 역할과 개인 성적을 모두 얻을 수 있다면 금상첨화. 하지만 민병헌은 현재 그러지 못하고 있다.  

민병헌은 지난해 후반기 주장을 맡은 바 있지만 사실상 풀타임 주장 시즌은 올해가 처음이다. 젊은 선수들보다 10년차 이상의 베테랑 선수들이 많고 개성도 강하다. 이러한 선수단을 한 마음으로 집결시키기 위해서는 주장의 역할이 더더욱 중요하다. 자신보다는 팀을 먼저 챙겨야하고 통솔해야 하는 위치다. 구단, 코칭스태프와 소통 가교 역할까지 해야 하는 게 주장의 역할이다. 

민병헌의 부진을 바라보는 시선은 다양하다. 30대 초중반이지만 벌써 전성기 기량에서 떨어지고 있다는 평가도 있다. 하지만 허문회 감독의 시선은 일관적이고, 세간의 평가와는 다르다. 개인 성적보다는 팀을 먼저 챙기고 희생하고 있는 민병헌의 자세를 충분히 인지하고 있고 인정을 하고 있다. 

허문회 감독은 “주장을 하다보면 사소한 것들까지 챙길 것들이 많다. 집중을 해야하지만 선수들을 전체적으로 아우르고 해야 한다. 그런 부분에서 개인 성적이 떨어졌다고 생각한다”면서 “하지만 개인 성적보다 선수들을 잘 리드하고 있다. 라커룸에서는 주장이나 고참 선수들의 역할이 크다. 선수단 내의 일은 라커룸에서 많이 생긴다. 그 안에서 리더 역할을 잘해야 한다. 민병헌이 그런 희생을 하고 있고 잘 하고 있다. 그런 면에서 성적에 관계 없이 민병헌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코칭스태프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민병헌이 충분히 자기 역할을 하고 있다는 허문회 감독의 시선이다.

안타나 홈런 1개를 더 치면서 개인 성적을 챙기면 팀 경기력에서는 더욱 좋을 수 있다. 팀 스포츠라고 불리지만 개인적인 면도 상당부분 차지하는 개인스포츠의 기질을 띄는 야구 종목이다. 개인적인 면을 부각시켜도 비난받을 일이 아니다. 하지만 그렇게 될 경우 선수단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다는 것이 허문회 감독의 생각이다. ‘선수들은 개인사업자’라고 꾸준히 주장했던 허문회 감독이지만 주장의 역할까지 간과하지는 않고 있다. 그렇기에 민병헌을 대단하게 생각하는 허 감독이다. 

그는 “야구장 안에서 안타를 많이 치면 좋겠지만 라커룸 분위기를 다잡는 것도 중요하다. 그것이 중요하다”면서 “주장은 희생이 필요한데, 주장이라고 자기 성적만 내려고 생각하면 모든 선수들이 힘들어진다. 그것을 민병헌이 감내하는 것이 얼마나 힘들겠나. 성적과 주장의 역할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기는 힘들다”며 민병헌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했다.

사령탑이 이해를 한다고 한들, 민병헌 스스로는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러한 부분도 면담을 통해서 민병헌의 입장에 공감했다. 허 감독은 “‘네가 신경쓰는 일이 많으니 당연히 성적도 이렇게 된다’고 얘기를 해줬고 그렇게 생각했으면 좋겠다”며 “만약 감독으로서 주장의 역할을 이해 못하면 (민)병헌이가 갈 곳이 없다. 그런 부분도 시즌을 구상할 때 감안을 했다”고 강조했다. 

향후 민병헌에 대한 구단의 가치 평가에도 주장의 힘든 면들을 감안해주기를 소망하고 있다. 그는 “병헌이가 희생을 하고 있으니까 팀으로서는 플러스 요인이다. 구단에서도 이런 점들을 감안하고 플러스적인 요소를 고려해줬으면 한다”고 바랐다. /jhrae@osen.co.kr

 

[OSEN=고척, 민경훈 기자] 16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열렸다.5회초 2사 주자 2루 롯데 김동한 타석에서 키움 선발 요키시의 폭투를 틈타 롯데 민병헌이 홈으로 몸을 날려 세이프 된 후 덕아웃에서 축하를 받고 있다./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