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님 얼굴에 케이크를? "우리 귀국 당해요" 유쾌한 KT 외인들
2020.07.12 20:43:00
[스타뉴스 수원=한동훈 기자]
kt wiz 유튜브 채널 캡처.
 
KT 위즈 베테랑 박경수(36)가 이강철(54) 감독 '100승 축하'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했다.

얼음물을 붓거나 케이크를 얼굴에 묻히자는 등 공격적인 시나리오가 검토됐다. 외국인 선수들이 매우 적극적으로 선동했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박경수가 "너희가 해라"며 칼자루를 떠넘기자 이들은 입을 싹 닫고 꽁무니를 뺐다고 한다.

이강철 감독은 11일 수원 삼성전 10-7 승리를 이끌며 사령탑 통산 100승 고지를 밟았다. KBO 역대 46번째다. 이 감독은 현역 시절 투수로도 100승(152승)을 이룬 바 있다. '100-100' 클럽은 선동열, 김시진, 한용덕 전 감독에 이어 4번째 진기록이다. KT 선수단은 경기 후 축하 케이크에 숫자 100 촛불을 꽂아 꽃다발과 함께 건내며 이강철 감독을 축하했다.

이 과정에서 재밌는 장면이 포착됐다. 박경수가 이강철 감독에게 케이크를 묻혀도 되느냐 허락을 구했다. 크림을 손가락으로 살짝 떠 이강철 감독의 볼에 소심하게 묻혔다.

박경수는 다음 날 이와 관련한 에피소드를 털어놨다. 박경수는 "얼음물을 붓자는 이야기도 나왔는데 2군에 갈까봐..."라며 웃으며 말 끝을 흐렸다. 이어서 "외국인 선수들이 아주 적극적이더라. 그래서 '너희가 해라'고 했다. 그랬더니 '그러면 우리 나라로 돌아가게 될 것 같다'고 하더라"면서 "그래서 볼에만 살짝 했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강철 감독이 12일 100승 기념 피자 50판을 구단에 돌렸다. /사진=한동훈 기자
 
이강철 감독은 100승 기념으로 한 턱을 제대로 쐈다. 선수단과 프런트에 피자 50판을 돌렸다. 이 감독은 "경기 전에 100승 생각을 못했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당연히 알고 있었다. 개인 성적이라면 모를까 팀 성적이라 아홉수에만 걸리지 않았으면 했다. 편하게 웃으면서 하자고 했는데 7회에 7-7 동점이 되면서 표정이 잠시 굳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앞으로 갈 길이 멀다. 이 감독은 "99승에서 빨리 넘어가서 정말 다행이다. 선수 100승 감독 100승은 해보고 싶은 기록이었다. 그래도 선수 100승과 비슷하려면 감독으로 500승은 해야 하지 않겠나. 나중에 해보고 말씀드리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박경수 역시 "감독님 200승, 500승 하실 때까지 함께 서로 노력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수원=한동훈 기자 dhhan@mtstar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