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18년' 지치지 않는 나주환, 그래서 더 빛나는 1000안타
2020.08.05 12:08:40


 

[OSEN=광주, 이선호 기자] 대패에 묻혔지만 빛나는 1000안타였다. 

KIA타이거즈 베테랑 내야수 나주환(36)이 값진 기록을 세웠다. 지난 4일 LG트윈스와의 광주경기에서 통산 1000안타 기록을 만들어냈다. 데뷔 18년만이자 실가동 16년째에 거둔 소중한 기록이다. KBO 총재가 직접 기념상을 챙겨준다. 즉, 아무나 못하는 큰 기록이다. 

매일 그렇듯 7번타자 겸 3루수로 선발라인업에 이름을 넣었다. 2회 선두타자로 등장해 볼넷을 골랐다. 3회 두 번째 타석에서는 LG 선발 타일러 윌슨을 상대로 3-2로 경기를 뒤집는 좌전적시타를 만들어냈다. 몸쪽으로 꽉 찬 볼인데도 방망이를 몸에 바짝 붙인 스윙으로 만들어낸 안타였다. 통산 99번째 1000안타의 주인공이 되는 순간이었다. 

전광판에는 1000안타를 알리는 축하 메시지가 떴고, 올해 처음으로 입장한 관중들은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나주환은 고개를 숙여 고마움을 전했다. 순간 프로 18년 생활이 주마등처럼 얼굴에 스쳐 지나갔다. 그만큼 1000안타는 타자들에게는 기념비적인 기록이다. 

SK에서 작년까지 956개의 안타를 생산했다. 주전을 내주고 나이를 먹은터라 안타생산을 이어갈 지는 몰랐다. 무상트레이드 형식으로 KIA 유니폼을 입었다. 내야의 멀티플레이어로 백업요원이었다. 3루수 공백이 잇따라 생겨 기회를 잡았고 벌써 52경기, 177타석을 소화하는 주전이 되었다. 

황윤호, 장영석이 3루수로 자리를 잡지 못하자 윌리엄스 감독이 나주환에게 맡겼다. 류지혁의 트레이드로 잠시 자리를 내주었지만 부상을 당해 이탈하면서 다시 나주환의 차지가 됐다. 깔끔한 수비에 방망이까지 나무랄데가 없었다. 스스로 맷 윌리엄스 감독에게 "이렇게 많이 경기에 나갈 줄은 몰랐다"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윌리엄스 감독도 "환상적인 내야의 리더"라며 박수를 보냈다.

무더운 여름인데도 지치지도 않는다. 성적이 말해주고 있다. 타율 2할7푼2리, 6홈런, 22타점, 17득점을 기록 중이다. 하위타순에서 충분히 명함을 내밀만한 성적이다.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타석에서의 노림수가 좋아 쉽게 상대하지 못한다. 최근 10경기 타율이 3할3푼3리(33타수11안타)로 상승세에 있다. 베테랑의 슬기로운 생활을 몸소 보여주며 빚어낸 값진 1000안타였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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