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적은 나" ERA 6.46 린드블럼, KBO리그 MVP의 좌절
2020.09.03 07:2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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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상학 기자] KBO리그 출신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이 평균자책점 0.83으로 빅리그에 연착륙한 반면 조쉬 린드블럼(33.밀워키)은 6점대(6.46) 평균자책점으로 흔들리며 부진이 깊어지고 있다. 

김광현이 신시내티 레즈를 맞아 5이닝 3피안타 2볼넷 4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2승째를 거둔 1일(이하 한국시간), 린드블럼은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전에서 5이닝 6피안타(1피홈런) 3볼넷 4탈삼진 4실점으로 패전을 안았다. 시즌 7경기 1승3패 평균자책점 6.46. 

경기 후 현지 취재진과 가진 화상 인터뷰에서 린드블럼은 “(등판을 준비하며) 지난 4일간 두 걸음 나아간 것 같았는데 오늘 네 걸음 뒤로 물러난 기분이다. 지금은 내 자신이 최악의 적이다. 스스로 구석에 몰아넣고 싸우고 있으니 쉽게 될 리 없다”고 자책하며 좌절했다. 

린드블럼은 지난해 KBO리그 MVP를 차지한 최고 투수로 김광현보다 성적이 좋았다. 메이저리그 계약 조건도 더 좋았다. 김광현이 2년 최대 1100만 달러에 세인트루이스 카다널스와 계약했고, 린드블럼은 3년 보장 912만5000달러에 옵션 포함 최대 1800만 달러에 밀워키 브루어스와 계약했다. 

김광현보다 조금 더 고평가된 린드블럼이지만 최근 3연패로 고전의 연속이다. 30⅔이닝 동안 삼진 40개를 잡아내며 9이닝당 11.74개를 잡아내고 있지만 볼넷도 15개를 내줬다. 9이닝당 볼넷 4.4개로 커맨드가 좋지 않다. 투구수가 늘어나다 보니 7경기에서 6이닝 이상 소화가 한 번도 업다. 김광현은 9이닝당 탈삼진이 4.57개에 불과하지만 볼넷이 2.49개로 커맨드가 안정적이다. 6이닝 투구도 2경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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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심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145km로 지난해보다 오히려 2km가량 감소한 김광현이지만 빠르고 공격적인 투구 템포에 보더라인 피칭으로 극복하고 있다. 스트라이크존 투구 비율이 53.1%로 10이닝 이상 던진 전체 투수 599명 중 64위로 상위권이다. 김광현과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비슷한 린드블럼은 스트라이크존 투구 비율이 40.5%로 544위 하위권이다. 제구가 안 되거나 피해가는 피칭을 한 결과다. 

린드블럼이 스트라이크존을 적극 공략하지 못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타자 친화적인 밀러파크를 홈으로 쓰며 장타 억제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홈런 6개, 2루타 5개, 3루타 1개를 맞아 피장타율이 .475로 높다. 홈 3경기에서 4홈런을 맞았다. 김광현은 홈런 1개, 2루타 4개만 내줘 피장타율이 .273으로 매우 낮다. 95마일 이상 하드히트 허용률이 31.8%로 김광현(27.8%)보다 높다. 류현진(토론토)은 25.8%로 더 낮다. 

무엇보다 린드블럼은 좌타자에 대한 약점이 뚜렷하다. 피안타율이 우타자 상대 1할7푼6리로 낮지만 좌타자 상대로는 3할3푼3리로 치솟았다. 홈런 6개 모두 좌타자에게 얻어맞았다. 2일 디르토이트전도 좌타자 크리스티안 스튜어트에게 홈런을 허용한 뒤 스위치히터 윌리 카스트로와 빅터 레이예스에게 2안타씩 멀티히트를 맞으며 무너졌졌다. 디트로이트는 이날 스위치히터 포함 좌타자 6명을 라인업에 넣어 린드블럼의 약점을 물고 늘어졌다. 

밀워키도 3년 장기계약을 한 만큼 린드블럼을 쉽게 전력 외로 버려둘 수 없다. 린드블럼이 남은 시즌 반등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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