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호 끝내기 사구 후일담, "고우석 (사과하러) 혼자 서있더라구요"
2020.09.16 17:26:50
[OSEN=김성락 기자] 한화 정진호./ksl0919@osen.co.kr

[OSEN=대전, 이상학 기자] “보호대가 없었으면 지금 병원에 있었을 것이다.”

한화 외야수 정진호(32)가 KBO리그 역대 19번째 끝내기 몸에 맞는 볼 진기록의 후일담을 밝혔다. 정진호는 지난 15일 대전 LG전에서 5-5 동점으로 맞선 연장 10회 2사 만루에서 고우석의 초구 151km 강속구에 오른팔을 맞고 끝내기 사구를 얻어냈다. 

16일 LG전을 앞두고 취재진을 만난 정진호는 “팔뚝 쪽에 맞았는데 괜찮다. 보호대가 없었으면 지금 병원에 있었을 것이다”고 말한 뒤 끝내기 사구 순간 기뻐하던 팀 동료들의 반응에 대해 “선 기쁨, 후 걱정하는 척이었다”고 유쾌한 농담으로 답했다. 

올 시즌 만루에서 8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던 정진호는 “올해 만루뿐만 아니라 주자 3루에서도 너무 못 친다. 원래는 득점권에서 잘 치는데 뭐에 쓰인 것 같다”며 “고우석의 공이 워낙 빠르니까 배트 중심에 짧게 맞힌다는 생각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빠른 공이 눈 깜짝 할 사이 와서 피할 틈도 없었다”고 돌아봤다. 

상대 투수 고우석의 사과도 눈길을 끌었다. 끝내기 사구로 패전투수가 됐지만 그냥 덕아웃에 들어가지 않았다. 동료들과 끝내기 세리머니를 마친 정진호를 끝까지 바라봤다. 정진호와 눈이 마주친 순간 모자를 벗어 고개를 숙이며 사과했다. 정진호는 “나도 처음에는 몰랐다. 1루 쪽으로 뛰어갔다 오니 LG 덕아웃에 누가 보이더라. 고우석이 혼자 서서 (내게) 인사를 하더라”며 흔치 않은 경험이었다고 이야기했다. 

두산 시절 사이클링 히트, 그라운드 홈런 등 진기록을 여러 차례 쓴 정진호는 올해도 5월17일 대전 롯데전 11회말 상대 투수 끝내기 보크 때 타석에 있기도 했다. 정진호는 “공교롭게도 내가 서있었다”며 “매년 이상한 것을 하나씩 했다. 올해도 뭔가 하지 않을까 했는데 어제 나온 것 같기도 하다”고 말했다. 

한화 이적 첫 해 팀이 10위로 추락하면서 정진호도 힘겨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시즌 78경기 타율 2할8푼9리 58안타 1홈런 12타점 8도루로 나쁘지 않지만 임팩트가 떨어진다. 정진호는 “이적 첫 시즌인데 아쉬움이 크다. 득점권(타율 .160)에서 너무 못 쳤고, 부상을 당한 것도 아쉽다”며 “남은 시즌 팀이 100패를 하지 않도록 1승, 1승 간절하고 소중하게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