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쇼 도발한 타자, "투수 글러브 플립도 좋아, 다 즐기자"
2020.10.10 10:46:10

 

 

[사진] 매니 마차도가 NLDS 2차전에서 클레이튼 커쇼에게 홈런을 치고 난 뒤 배트 플립을 하고 있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OSEN=이상학 기자] 메이저리그 데뷔 2년차 신예 트렌트 그리샴(24·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은 지난달 15일(이하 한국시간) LA 다저스전에서 6회 클레이튼 커쇼 상대로 홈런을 터뜨린 뒤 타석에서 타구를 감상하며 배트를 던졌다. 3루를 돌 때 덕아웃의 다저스 선수들이 소리를 치자 그리샴은 두 발로 힘차게 점프해서 홈을 밟으며 응수했다. 

당사자인 커쇼는 “신경 쓰지 않는다”며 대수롭지 않게 반응했지만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홈런을 치고 타석에 너무 오래 머물러 있었다. 커쇼는 모든 사람들의 존중을 받아야 할 선수”라는 말로 대투수이자 베테랑 커쇼를 도발한 그리샴을 지적했다. 

디비전시리즈에서 만난 샌디에이고와 다저스는 또 한 번 감정 표현 문제로 대립각을 세웠다. 2차전에 샌디에이고 매니 마차도가 홈런을 치고 배트 플립을 하자 다저스 투수 브루스더 그라테롤은 글러브와 모자 플립으로 맞서며 양 팀 선수들이 잠시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9일 ‘MLB.com’ 등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그리샴은 “마차도의 배트 플립도, 그라테롤의 세리머니도 아무런 문제될 게 없다. 아이들이 TV로 볼 때 그런 열정과 강렬함을 좋아할 것이다”며 “사람들이 빅리그 야구를 보고 싶게 만드는 이유가 재미”라는 소신을 밝혔다. 

 

[사진] 다저스 투수 브루스더 그라테롤은 글러브와 모자를 던지며 기뻐했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순간적인 대립은 있었지만 양 팀은 보복구나 물리적 충돌 없이 디비전시리즈를 마무리했다. 2차전에서 슈퍼 캐치로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의 홈런을 빼앗은 코디 벨린저는 3차전 2회 경기 중 2루에서 만난 그에게 농담을 던지며 서로 웃는 화기애애한 모습도 보였다. 

한편 지난해 밀워키 브루어스에서 빅리그 데뷔한 뒤 트레이드를 통해 샌디에이고로 이적한 좌타 외야수 그리샴은 올 시즌 59경기 타율 2할5푼1리 54안타 10홈런 26타점 10도루 OPS .808로 가능성을 보여줬다. 폭넓은 중견수 수비 범위를 뽐내며 샌디에이고의 가을야구 진출에 힘을 보탰다. 

다저스와 디비전시리즈 3경기에선 11타수 3안타 타율 2할7푼3리 2타점 1볼넷 5삼진에 그쳤다. 샌디에이고는 3전 전패로 다저스에 무릎 꿇으며 다음 시즌을 기약했다./waw@osen.co.kr

 

[사진] 트렌트 그리샴(오른쪽)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