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회 아니면 안 던진다? 잰슨은 그런 투수 아냐" LAD 조 켈리의 변호.txt
2020.10.11 12:24:43

[OSEN=피닉스(미국 애리조나주), 최규한 기자] 홈런을 허용한 다저스 투수 켄리 잰슨의 표정이 어둡다. /dreamer@osen.co.kr
 

[OSEN=이상학 기자] 정규시즌 최고 승률(43승17패 .717)에 이어 포스트시즌 5전 전승으로 챔피언십시리즈에 진출한 LA 다저스. 완벽해 보이는 이 팀의 가장 큰 불안 요소는 마무리투수 켄리 잰슨(33)이다. 이제는 마무리 자리에서 내려올 때가 왔고, 다저스 코칭스태프와 선수단도 더 이상 잰슨이 고집을 부리지 않을 것으로 믿는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10일(이하 한국시간)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프리뷰 코너를 통해 ‘구속이 떨어진 잰슨을 다저스가 얼마나 신뢰할 수 있을까?’라고 불펜 싸움에선 다저스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 열세라고 평가했다. 

결정타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디비전시리즈 2차전이었다. 이날 잰슨은 9회 3점 리드 상황에 올라왔으나 아웃카운트 2개를 잡는 동안 안타 3개를 맞고 2실점하며 동점 주자까지 남겨놓고 강판됐다. 최근 3년 연속 3점대 평균자책점으로 하락세가 뚜렷한 잰슨은 주무기 커터의 평균 구속이 5km가량 급감하며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잰슨은 다저스 구단 역대 통산 최다 312세이브를 거둔 베테랑이다. 포스트시즌 세이브도 17개로 다저스 최다. “누구보다 경기를 마무리 하고 싶어한다”는 로버츠 감독의 말처럼 보직에 애착이 크고 자존심도 강하다. 지난해 7월 트레이드 마감시한 때 다저스의 외부 마무리 영입설과 보직 변경 가능성이 제기되자 “그런 걱정 안 한다. 내가 누군지 잊지 말라”며 불편한 심기를 비치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 다저스의 마무리투수 교체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블레이크 트레이넨, 브루스더 그라테롤 등 잰슨을 대체할 투수들도 충분하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도 마무리 교체를 공식 선언하진 않았지만 이 같은 뜻을 계속 시사하고 있다. 

디비전시리즈 3차전을 앞두고 인터뷰에서 로버츠 감독은 “잰슨이 마무리 자부심을 갖고 있고, 올스타로서 이룬 성과에 민감하다는 것을 잘 안다”면서도 “현실을 보고 다저스를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잰슨도 그것을 이해한다. 심리적인 문제는 걱정하지 않는다. 그가 가장 신경 쓰는 건 로스엔젤레스에서 우승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디비전시리즈 2차전에서 잰슨 대신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고 세이브를 올린 구원투수 조 켈리도 같은 생각이다. 잰슨의 캐치볼 파트너이기도 한 켈리는 “잰슨은 어떤 역할도 기꺼이 할 것이다. 예전 같지 않은 성적에 아쉬워하지만 정신적으로 강한 사람이다. 지금 안 좋다고 해서 라커 주위에서 뾰로통하지도 않다. ‘9회 아니면 안 던질 거야’라고 말할 사람도 아니다. 그는 좋은 동료이고, 남자답게 상황을 받아들이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로버츠 감독과 켈리의 말대로 잰슨이 자존심을 내려놓는다면? 32년 만에 월드시리즈 우승을 노리는 다저스의 마지막 불안 요소도 지워질 것이다. /waw@osen.co.kr

 

[OSEN=로스앤젤레스(미 캘리포니아주), 지형준 기자]9회초 다저스 잰슨이 불펜에서 마운드로 뛰어 나오고 있다./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