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붕 왜 안 닫았어?" 로버츠와 커쇼의 변명 아닌 변명
2020.10.16 16:52:01

 

 

[사진] 클레이튼 커쇼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OSEN=이상학 기자] “바람이 경기를 바꾼 건 아니지만…”

LA 다저스 클레이튼 커쇼(32)가 또 한 번의 가을 잔혹사를 썼다. 16일(이하 한국시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 4차전에서 5이닝 7피안타(1피홈런) 1볼넷 4탈삼진 4실점 패전을 안으며 다저스의 2-10 완패를 자초했다. 믿었던 커쇼가 무너진 다저스는 1승3패 벼랑 끝에 몰리며 월드시리즈 진출 실패 위기에 놓였다. 

커쇼로선 고향 텍사스주 알링턴 글로브라이필드에서 체면을 제대로 구긴 날이었다. 코로나19 규정에 따라 올해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은 중립 경기로 치러지고 있고, 커쇼는 고향 댈러스 인근의 글로브라이프필드에서 두 번째 등판을 가졌다. 첫 등판이었던 지난 8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디비전시리즈 2차전에선 6이닝 3실점 승리를 거둔 바 있다. 

그런데 이날 경기에선 때 아닌 지붕 논란이 불거졌다. 시속 15마일(24km)의 강한 바람이 부는 가운데 개폐식 돔구장인 글로브라이프필드의 지붕을 닫지 않은 것이 논란으로 떠오른 것이다. 텍사스 레인저스의 홈구장으로 올해 개장한 글로브라이프필드는 개폐식 지붕과 온도 조절 시설을 갖춘 최신식 구장이다. 

그러나 이날 경기는 지붕을 열어놓은 채 진행했고, 경기 내내 거센 바람이 불었다. 선수들의 유니폼이 펄럭이고, 머리카락이 휘날릴 정도. 추위를 느낀 선수들이 덕아웃에서 두꺼운 점퍼를 입거나 후드를 뒤집어쓴 모습이 포착됐다. 

경기 후 현지 취재진과 화상 인터뷰에서 커쇼는 이와 관련한 질문을 받았다. 그는 “바람이 경기를 바꾼 건 아니지만 지붕을 닫았어야 했다. 날씨가 미친 듯이 좋지 않았는데 왜 지붕을 닫지 않았는지 모르겠다”고 의아해했다. 

 

[사진] 글로브라이프필드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도 “지붕이 열려있어 놀랐다. 바람이 심하게 불었다”면서도 “변명하는 건 아니다”고 강조했다. 커쇼도 “경기에는 별다른 영향 없었다”고 강조했지만 패배 탓에 결과적으로 변명 아닌 변명이 되고 말았다. 

또 한 번 믿었던 커쇼라는 도끼에 발등을 찍힌 로버츠 감독이지만 신뢰는 변함없다. 로버츠 감독은 “커쇼가 5회까지 1점으로 막으며 팀에 승리할 기회를 줬다”고 말했다. 이어 6회 무사 2루 위기에서 4회 홈런을 친 마르셀 오수나 타석에 커쇼를 교체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이전 이닝에서 마지막 타자를 삼진으로 잡으며 깔끔하게 막았다. 약한 땅볼 타구 2개가 안타가 되고 장타가 됐다”며 “잘 던지고 있었기 때문에 커쇼를 바꿀 이유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2차전을 앞두고 등 경련으로 등판이 불발됐던 커쇼는 “몸 상태는 괜찮았다”며 “6회 선두타자 로널드 아쿠나 주니어를 잡았으면 좋았을 것이다. 6회 상황이 여러모로 어려웠다”고 아쉬워했다.

아쿠나의 땅볼 타구가 투수 앞에서 크게 바운드 튀는 행운의 안타가 됐고, 2루수 키케 에르난데스의 송구 실책이 겹쳐 무사 2루가 된 것이 불행의 씨앗이었다. 다음 타자 프레드 프리먼의 우측 1타점 2루타도 단타가 될 타구였지만, 다저스 수비 시프트를 깨는 방향과 속도로 인해 장타로 이어졌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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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데이브 로버츠 감독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