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생 많았다” 동갑내기의 전격 은퇴 선언, '끝판왕'의 인사
2020.10.22 09:35:53

 

[사진] 삼성 오승환(좌)-한화 김태균(우) / OSEN DB



[OSEN=수원, 이종서 기자] “나도 저런 순간이 오겠구나.”

오승환(38・삼성)은 21일 동갑내기 절친의 은퇴 소식을 접했다.

한화 이글스 구단은 21일 김태균(38)의 은퇴를 발표했다. 김태균은 최근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후배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부여하고 싶다고 은퇴를 결정한 뒤 구단에 의사를 밝혔다. 김태균은 내년 시즌 팀 내 주요 전력관련 회의와 해외 훈련 등에 참가하는 단장 보좌 어드바이저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2001년 신인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한화 이글스에 입단해 신인왕에 오른 김태균은 2년 간 일본 생활(2010~2011)을 제외하고 통산 2014경기에 나와 타율 3할2푼 311홈런 1358타점, 1024득점을 올리며 한국을 대표하는 교타자로 활약했다.

한 시대를 대표한 동갑내기 은퇴에 오승환도 다소 복잡미묘한 마음을 내비쳤다. 오승환은 “오늘 기사로 접했는데, 작년에 손승락도 그렇고, 올해 갑자기 김태균도 은퇴를 한다”라며 “나도 저런 순간이 오겠구나 생각이 들었다. 고민이 많았겠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또 생각이 얼마나 많았을까 싶다. 이 자리를 빌어서 고생했다는 이야기를 해주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투수 오승환’이 본 ‘타자 김태균’은 어땠을까. 오승환은 “다들 알다시피 김태균의 장점은 정확한 콘택트를 바탕으로 한 중장거리의 유형이다. 매 시즌마다 3할 이상의 타율과 타점 생산 능력을 가지고 있다. 또 홈런도 치는 선수인 만큼, 상대할 때마다 위협적으로 느껴 어렵게 승부했던 타자”라고 돌아봤다.

비록 ‘동갑내기’ 한 명은 떠나지만 오승환은 좀 더 발전한 상태의 내년을 바라봤다. 오승환은 “변명으로 들릴 수 있지만, 1년 정도 실전경험이 없는 상태에 수술도 했다. 경기 감각이 떨어진 면이 있지 않나 싶다. 다행인 것은 후반기가 되면서 몸 상태가 좋아졌다. 다음 시즌을 더 기대할 수 있을지 않을까 싶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팬들에게 죄송하다. 지금보다 일찍 더 좋아졌다면 지금보다 더 좋은 시즌이 되지 않을까 싶었다”고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아울러 오승환은 “올해는 초반에 조바심이 있지 않았나 싶었다. 보시는 분도 많고 기대했던 부분도 커서 마운드에서 더 완벽하게 하려고 했던 것이 역효과가 난 것 같다”라며 “시즌을 보니 두 달만에 삼자범퇴를 하기도 했더라. 야구가 쉽지 않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 끝날 때까지 배워야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bellsto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