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균, 눈물의 은퇴사 "평생의 한, 팬들과 약속을 못 지켜"
2020.10.22 15:28:38

 

[OSEN=대전, 이상학 기자] 이용규에게 은퇴 꽃다발을 받은 김태균(오른쪽) /waw@osen.co.kr



[OSEN=대전, 이상학 기자] "안녕하십니까, 김태균입니다."

은퇴 소감을 말하는 한화의 영원한 4번타자 김태균(38)이 눈시울을 붉혔다. 손수건으로 흐르는 눈물을 닦으며 애써 마음을 누른 김태균은 "죄송합니다"라며 고개를 떨궜다. 2분가량 어렵게 감정을 잡고 은퇴사를 시작했다. 특히 한국시리즈 우승 꿈을 이루지 못하고 은퇴하는 것에 아쉬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김태균은 22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은퇴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에 앞서 한화 정민철 단장, 최원호 감독대행, 주장 이용규가 자리에 참석해 김태균에게 축하 꽃다발을 전달했다. 지난 21일 구단을 통해 은퇴를 공식 발표한 김태균은 20년의 프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는 소회를 담담히 말했다. 

북일고를 졸업하고 지난 2001년 1차 지명으로 한화에 입단한 김태균은 2010~2011년 일본프로야구 지바 롯데에서 뛴 기간을 제외하면 18시즌 모두 한화에서만 뛰었다. 통산 2014경기 타율 3할2푼 2209안타 311홈런 1358타점 3557루타 1141볼넷 출루율 .412 장타율 .516 OPS .937을 기록했다. 

통산 3000타석 기준으로 역대 타율 5위, 안타-타점-출루율 3위, 루타 4위, 홈런 11위, 볼넷 2위에 올랐다. 우타자 기준으로는 타율, 안타, 타점, 루타, 출루율, 볼넷 모두 1위. 우타자로는 유일하게 300홈런 2000안타를 달성했다. 홈런왕과 타격왕을 한 차례씩 차지했고, 출루율 1위도 4차례 올랐다. 골든글러브도 3회 수상.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아시안게임 국가대표로도 활약하며 한 시대를 풍미했다. 

다음음 김태균 기자회견에 앞서 은퇴사. 

먼저 20년 동안 사랑해주시고 아껴주셨던 한화 이글스 팬 여러분께 정말 감사했다는 말씀드리고 싶다. 워낙 감사한 분들이 많다. 항상 저희 선수들한테 도전 정신을 일깨워주신 구단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님께 감사하다. 한화 이글스 많이 사랑해주신, 일일이 다 호명해주지 못해 양해 부탁드린다. 신인 시절부터 저를 잘 보살펴주신 한화 감독님들께 정말 감사의 말씀을 다시 한 번 전하고 싶다. 제가 힘들 때 항상 최선의 경기력을 낼 수 있도록 도와주신 여러 코치님들께도 감사하다. 또 저와 함께 땀 흘리고 모든 것을 함께했던 선수들도 정말 고마웠다. 앞으로도 한화가 강팀이 될 수 있도록 힘을 내줬으면 좋겠다. 어릴 때부터 모든 것을 희생해주신 부모님도 감사하다. 와이프와 아기들에게도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그리고 전 충청도 천안 출신이기 때문에 항상 한화 이글스 야구를 보면서 운동을 열심히 해왔다. 팀에 입단해서 잘하고 싶은 그런 목표와 꿈을 갖고 자라왔다. 그 꿈을 이룬 팀이 한화였다. 한화 선수여서 너무 행복했다. 한화 이글스는 저의 자존심, 자부심이었다. 한화 유니폼을 입고 뛴 것도 굉장한 영광이었다. 이제 이글스 유니폼을 벗는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착잡한 것은 사실이다.

언제나 항상 시즌 팬들에게 좋은 성적으로보답하겠다, 팬들과 기쁨을 나누고 싶다고 인터뷰했다. 팬들에게 희망을 드렸는데 그 약속을 한 번도 지키지 못해서... 정말 팬들에게 죄송하다(눈물). 제가 이제 남은 인생에서도 평생의 한으로 남을 것 같다. 우리 좋은 후배들이 저의 한을 풀어줄 것이다. 저희 팀에는 젊고 유망한 선수들이 많이 보인다. 머지 않아 강팀이 될 것이란 희마을 갖게 됐다. 제가 그런 선수들을 보면서 더 기회를 줘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다. 후배들이 제 꿈을 이뤄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은퇴를 결정했다. 

지난 20년간 저를 아껴주시고 사랑해주신 모든 분들께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