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MVP 득표라니" ERA 3.92 투수 환호, 74세 기자 실수
2020.11.15 21: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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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상학 기자] 평균자책점 3.92의 평범한 중간투수가 MVP 득표를 했다. 황당 투표의 이유, 알고 보니 74세 노기자의 실수였다. 실수로 MVP를 득표한 투수 라이언 테페라(33·시카고 컵스)는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지난 13일(이하 한국시간) 발표된 전미야구기자협회(BBWAA) 소속 기자 30명 투표 결과 2020 메이저리그 MVP로 프레디 프리먼(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아메리칸리그 호세 아브레유(시카고 화이트삭스)가 각각 수상했다. 두 선수 모두 첫 MVP 수상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두 선수 못지않게 주목받은 선수가 내셔널리그 MVP 투표에서 10위표 1장으로 1점을 얻은 투수 테페라였다. 테페라는 윌 마이어스(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맥스 프리드(애틀랜타), 이안 햅(컵스), 데이비드 스완슨(애틀랜타), 데빈 윌리엄스(밀워키 브루어스)와 함께 10위표 1장을 얻어 MVP 공동 18위에 올랐다. 

성적상 테페라가 MVP 득표를 할 이유가 없다. 지난 2015년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 메이저리그 데뷔 후 올해 컵스로 이적한 테페라는 21경기 모두 구원등판, 20⅔이닝을 던지며 승리 없이 1패3홀드 평균자책점 3.92 탈삼진 31개를 기록했다. 9이닝당 탈삼진이 13.5개로 뛰어나지만 나머지 성적은 평범하다. 

이 투표의 주인공은 ‘세인트루이스 포스트-디스패치’ 릭 헴멜 기자. 14일 ‘시카고 선타임스’에 따르면 험멜 기자는 “테페라 가족들이 기뻐하고 있을지 모르겠지만 내가 그에게 투표했을리 없다. 그건 사고였다. 난 전적으로 트레이 터너(워싱턴 내셔널스)에게 투표하려 했다”며 단순 기입 실수였다고 밝혔다. 

과거 직접 투표 용지에 수기로 썼던 방식에서 벗어나 최근에는 온라인으로 모든 투표가 진행된다. 투표 페이지를 내리다 알파벳 순으로 이름이 터너와 비슷한 위치에 있던 테페라를 잘못 누르면서 황당 투표가 이뤄졌다. 만 74세 고령의 험멜 기자는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만 48년째 담당 중인 베테랑으로 2007년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엉뚱한 실수를 한 험멜 기자는 “한 번 더 확인을 했어야 했다”며 “터너는 1점을 더 얻어야 한다. 그는 좋은 선수”라고 말했다. 터너는 총 83점으로 7위에 올랐다. 하지만 한 번 실시된 투표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 실수로 얻은 MVP 표, 당사자인 테페라는 기뻐했다.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고마워 릭! 당신의 실수로 MVP 득표의 영광을 얻었다”며 유쾌하게 받아들였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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