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장에게 꽃다발 받은 '일본 귀화' 감독, 눈물의 고별전
2020.11.15 21:30:48

 

[OSEN=오키나와(일본), 이대선 기자] 알렉스 라미레스 감독 /sunday@osen.co.kr



[OSEN=이상학 기자] 일본프로야구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를 이끈 알렉스 라미레스(46) 감독이 눈물의 고별전을 치렀다. ‘적장’ 하라 다쓰노리(62) 요미우리 자이언츠 감독도 격려의 꽃다발을 건네며 앞날에 축복을 빌었다. 

14일 일본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요미우리와 요코하마의 시즌 최종전. 5-4 요코하마 승리로 경기가 끝난 뒤 하라 감독이 꽃다발을 들고 라미레스 감독에게 다가갔다. 올 시즌을 끝으로 요코하마 감독직을 내려놓은 라미레스 감독을 격려하기 위함이었다. 

일본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외국인 강타자였던 라미레스 감독은 2007~2011년 요미우리에서 하라 감독과 5년을 함께한 인연이 있다. 하라 감독이 꽃다발을 전한 뒤 포옹을 했고, 라미레스 감독의 두 눈은 붉게 충혈됐다. 하라 감독은 “수고했다. 아직 젊으니까 다시 돌아와라”는 격려의 말을 전했다. 

 

[OSEN=박준형 기자] 하라 다쓰노리 감독 /soul1014@osen.co.kr



베네수엘라 출신으로 2001년 야쿠르트 스왈로스와 계약하며 일본과 인연을 맺은 라미레스 감독은 2013년 요코하마까지 무려 13년을 뛰었다. 통산 1744경기 타율 3할1리 2017안타 379홈런 1272타점 866득점. 2008~2009년 2년 연속 센트럴리그 MVP, 타격왕 1회, 최다안타 3회, 홈런왕 2회, 타점왕 4회, 베스트나인 9회에 올랐다. 

외국인 타자로는 사상 첫 2000안타를 돌파하며 일본프로야구 명구회에도 입성했다. 야쿠르트와 요미우리에서 리그 우승 3회, 일본시리즈 우승 2회를 경험한 그는 일본에 남다른 애정을 보였다. 일본어도 회화 수준으로 구사 가능하며 은퇴 후 일본을 떠나지 않고 일본인 여성과 결혼을 했다. 결국 2019년에는 일본 국적을 얻어 귀화까지 했다. 

2015년 10월 요코하마 감독으로 부임해 올해까지 5시즌을 이끌었다. 하위권이던 팀을 2016~2017년 2년 연속 3위로 A클래스에 올려놓으며 구단 최초 2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에 성공했다. 특히 2017년에는 일본시리즈까지 진출했다. 2018년 4위, 2019년 2위로 재신임을 받았으나 올해 4위로 떨어지면서 지난달 중순 퇴임이 결정됐다. 5년간 702경기 336승347패19무 승률 4핦9푼2리, 포스트시즌 진출 3회의 성적이다. 

라미레스 감독은 고별전을 마친 뒤 팬들 앞에서 “안녕하세요”라고 일본어로 인사한 뒤 통역을 통해 “일본에서 감독을 하는 것이 오랜 꿈이었는데 요코하마 덕분에 꿈을 이룰 수 있었다. 정말 후회없다. 멋진 5년이었고, 행복하게 생각한다. 아쉽게 우승은 하지 못했지만 다음 감독이 꼭 우승을 이끌 것이라 믿는다. 이젠 여러분과 같은 팬의 마음으로 응원하겠다”며 일본어로 “지난 5년간 감사했다”고 말했다. 퇴임사를 마친 뒤 선수단과 포옹을 나누며 또 한 번 눈시울을 붉혔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