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남기 위한 몸부림' KIA 나지완의 2020 생존기.txt
2020.11.21 20:09:40


 

[OSEN=광주, 이선호 기자] "힘든 항해를 마친 기분이다".

KIA 타이거즈 외야수 나지완(36)이 밝힌 2020시즌에 대한 소회이다. 작년 데뷔 이후 최악의 성적을 거두며 내리막길을 걷는 듯 했다. 그러나 올해 풀타임 좌익수로 137경기에 출전, 556타석을 소화했다. 2할9푼1리, 17홈런, 92타점을 올렸다. 반등에 성공한 시즌이었다. 마음 고생도 훌훌 털었다. 

마무리 훈련지 챔피언스필드에서 만난 나지완은 " 정말 힘든 항해를 마치고 돌아온 기분이다. 중후반으로 가면서 체력적인 부분이 아쉬었지만 부상없이 풀타임 뛰었고, 기본 성적도 만족한다. 초반 10경기가 힘들었는데 대전 한화전에서 동점 홈런을 치면서 터닝포인트가 되었다"고 말했다.  

좌익수 풀타임은 맷 윌리엄스 감독에게서 직접 듣지도 못하고 시즌을 시작했다. 지명타자로만 출전했던 그에게는 좌익수는 모험이었다. 수비에 대한 불신이 있었고, 나중에는 타격까지 악영향을 미칠 수 있었다. 그럼에도 풀타임을 끝까지 소화할 줄은 예상못했다. 악착같이 버틴 결과였다. 

"감독님에 계속 기용해주시니 어떤 모습이라도 보여주고 싶었다. (웃으면서)말도 안되는 다이빙 캐치도 했다. 살아남기 위한 몸무림이었다. 나이를 떠나 후배들에게 뒤쳐지지 않기 위해 노력했고, 이제는 (수비를 못한다는) 선입견이 없어진 것이 만족한다"며 웃었다. 

아쉬운 대목은 9월부터 타점 생산력이 갑자기 떨어진 점이었다. 5강 싸움에서 KIA가 밀린 것도 나지완과 터커가 9월 이후 주춤한 측면이 있다. 나지완도 "수비를 1000이닝 넘게 뛰었다. 나중에는 체력이 달려 방망이가 되지 않았다. 9월부터 50일 정도 많이 힘들었다. 100타점 확률이 높았는데 그때가 마이너스였다. 타점이 많지 않아 팀에 미안했다"고 말했다.  

따라서 내년 시즌 목표는 장타력과 타점 생산력 증강이다. 올해 장타율 4할4푼4리에 그쳤다. 내년 KIA도 장타력이 약점으로 꼽힌다. 나지완은 "우리가 홈런 치는 타자들이 많지 않다. 내가 장타와 타점에 신경을 써야 한다. 지금 최희섭 코치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좌익 선상으로 가는 타구를 만들어야 한다"고 목표를 설정했다. 




 

구체적으로는 "좌중간과 우중간 타구가 많은데 좌익 선상으로 가면 넘어가는 것들이다. 왼발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좀 더 열리면 타구가 선상쪽으로 많이 간다고 생각한다. 바깥쪽도 당겨서 넘길 수 있는 매커니즘이 필요하다. 유격수와 3루수의 시프트를 뚫으려면 위로 멀리치는 방법 뿐이다"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미완의 단골 목표인 100타점도 꺼냈다. 그는 "데뷔 이후 90타점대만 네 번이었다. 고비를 넘지 못한다. 내년에는 팀이 이길 수 있는 타점을 많이 만들고 싶다. 내가 잘치고 타점 높으면 팀 승률이 높아질 것이다. 득타율을 높이는 것도 과제이다. 반드시 중심타자로 내 몫을 하겠다"고 말했다. /sunny@osen.co.kr 
 

기사제공 OS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