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알칸타라는 없다? 재계약 실패, 10승 외인들 '재취업 험난'
2020.12.05 22:12:39

[사진] 브리검-윌슨-서폴드 /OSEN DB


[OSEN=이상학 기자] 10승도 재계약 보증 수표가 아니다. 내구성 문제로 재계약에 실패한 10승 외국인 투수들의 재취업이 쉽지 않아 보인다. 내년에는 '제2의 알칸타라'를 보기 어려울 듯하다. 

지난 2일 공시된 2021년 KBO리그 보류선수명단에는 총 10명의 외국인 선수들이 빠졌다. 2년 이상 뛰며 10승 경험이 있는 ‘효자’ 외국인 투수도 3명 포함됐다. 키움 제이크 브리검(32), LG 타일러 윌슨(31), 한화 워윅 서폴드(30)가 나란히 재계약에 실패했다. 

원소속팀이 재계약 권리를 포기한 만큼 어느 팀과도 자유롭게 계약 가능하다. 원하는 팀이 있다면 KBO리그 재취업이 가능하다. 한국 야구와 문화에 적응을 마쳤고, 실력이 검증된 투수들이지만 내구성 불안을 안고 있어 당장 재취업을 기대하기엔 어렵다. 

브리검은 올 시즌 9승5패 평균자책점 3.62로 성적이 나쁘지 않았지만 21경기 107이닝 소화에 그쳤다. 팔꿈치 통증으로 두 번이나 1군 엔트리에서 말소돼 두 달 가량 공백기를 가졌다. 지난해에도 어깨, 햄스트링 통증을 겪는 등 2년 연속 규정이닝 미달이다. 

2018~2019년 각각 170이닝, 185이닝을 던진 윌슨은 올해도 규정이닝(144⅔)을 채우며 10승(8패)을 거뒀지만 평균자책점 4.42로 부진했다. 9월 이후 평균자책점 5.79로 하락세가 뚜렷했다. 시즌 막판 팔꿈치 충돌증후군을 호소하면서 구위가 떨어졌다.

한화 외국인 투수 최초로 2년 연속 10승을 거둔 서폴드는 특별한 부상은 없었다. 그러나 최근 2년간 리그 최다 5884개 공을 던진 영향인지 구속 하락이 뚜렷했다. 직구 평균 구속이 전년대비 2.5km 떨어졌다. 기교로 잘 버텼지만 에이스다운 위력은 없었다. 

당장 재취업을 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롯데, SK, 한화는 외국인 투수 2명 계약을 완료했다. 두산, KT, KIA, 삼성은 기존 외국인 투수들과 모두 재계약을 추진 중이다. NC, LG, 키움도 사실상 한 자리가 남았는데 보다 강력한 외국인 투수 영입을 원하고 있다. 

지난해 KT에서 11승을 거뒀으나 재계약에 실패한 라울 알칸타라는 두산으로 이적하며 재취업한 뒤 올해 20승 투수로 거듭났다. 알칸타라는 결정구 부재에 따른 기술적 문제로 재계약에 실패했지만, 내구성 문제는 전혀 없었다. 두산 팀 동료 이용찬에게 배운 포크볼을 결정구로 적극 활용하며 약점을 개선한 알칸타라는 재취업의 좋은 예가 됐다. 그러나 올 겨울에는 제2의 알칸타라를 보기 어려울 듯하다. /waw@osen.co.kr

 

[OSEN=고척, 지형준 기자]1회말 두산 알칸타라가 역투하고 있다.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