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 샌디에이고 야수 연봉 톱5...근데 단장 별명이 '매드 맨'
2020.12.30 11:13:32

샌디에이고행이 임박한 김하성.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김하성(25) 영입전의 승자가 됐다. 샌디에이고는 당장 우승을 노리는 '윈 나우' 팀이다. 문제는 자리다. 일단 2루수가 유력한데 결국 김하성에게 달렸다.

미국 현지 매체들은 29일(한국시간) 일제히 김하성의 샌디에이고행 소식을 전했다. 합의가 완료됐으며 메디컬 테스트가 남았다. 4~5년 계약에 연평균 700만~800만 달러 수준이다.

김하성으로서는 좋은 조건으로 꿈에 그리던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부담도 있다. 딱 김하성의 자리라 할 수 있는 곳이 마땅치 않다. 샌디에이고의 내야가 탄탄하기 때문이다. 실력으로 뚫어내야 한다.

샌디에이고의 유격수는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21)다. 팀 내 최고 유망주 출신으로 빅 리그에도 완전히 자리를 잡았다. 3루수는 매니 마차도(28)가 버틴다. 10년 3억 달러 계약을 맺었고, 아직 8년이 남았다.

현실적으로 김하성이 타티스 주니어와 마차도를 제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남은 것은 2루수다. 2020년 루키 제이크 크로넨워스(26)가 좋은 모습을 보였다. 타율 0.285, 출루율 0.354, 장타율 0.477, OPS 0.831을 기록했다. 이쪽은 김하성이 붙어볼 만하다. 정확히는, 반드시 제쳐야 할 선수다.

MLB.com 등 현지 매체들은 샌디에이고가 김하성을 2루수로 쓸 계획을 가지고 있으며, 여차하면 크로넨워스를 외야로 보낼 생각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대로만 된다면 최선이지만, 예상일 뿐이다.

단축시즌이기는 해도 풀타임을 소화한 크로넨워스다. fWAR(팬그래프 승리기여도) 1.4로 팀 내 야수 5위였다. 반면 김하성은 루키다. 보여준 것이 있는 2년차와 갓 빅 리그에 올라온 신인을 비교하면 전자 쪽에 무게가 실리는 것이 당연하다.

답은 하나다. 김하성이 실력으로 자기 자리를 잡아야 한다. 물론 연봉 700만 달러를 받는 선수를 안 쓰는 팀은 없다. 2021년 샌디에이고 야수 연봉 톱5에 들어가는 수준이다. 쓰려고 많은 돈을 주면서 데려왔다고 봐야 한다.

그러나 샌디에이고는 '대권'을 노리는 팀이다. A.J. 프렐러 단장의 최대 과제다. 이를 위해 블레이크 스넬을 데려왔고, 다르빗슈 유 영입도 유력하다. 동시에 아니다 싶으면 폭탄 정리도 언제든 단행하는 팀이다. 연봉보조까지 감수한다. 괜히 '매드 맨(mad man·미친 사람)'으로 불리는 것이 아니다. 김하성에게 보장된 것은 아무 것도 없다고 봐야 한다.

팬그래프는 김하성에 대한 장밋빛 전망을 내놨다. 2021년부터 5년간 0.270대 타율에 20홈런 80타점 이상 만들 것이라고 봤다. WAR은 5년간 평균 3.7이다. 이렇게만 한다면 샌디에이고도 대성공이다. 2루 자리를 보장하지 않을 수 없다.

김하성이 이 예상을 현실로 만들 수 있을까. 계약이 전부가 아니다. 가서 못하면 의미가 없다.

김동영 기자 raining99@mtstar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