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수베로 감독, "리빌딩이라도 이겨야 한다, 마음 같아선 3년 연속 KS"
2021.01.26 13:35:05

[사진] 한화 이글스 제공

[OSEN=이상학 기자] 카를로스 수베로(49) 감독이 한화 유니폼을 입고 첫 모습을 드러냈다. 

수베로 감독은 26일 대전의 구단 사무실에서 국내 취재진과 화상으로 비대면 기자회견을 가졌다. 지난 11일 가족과 입국한 뒤 대전에서 2주 자가격리를 마친 수베로 감독이 국내 취재진 상대로 첫 포부와 계획을 밝혔다. 

미국 마이너리그에서 15년간 감독을 맡은 뒤 2016~2019년 4년간 밀워키 브루어스 주루.수비코치로 활약한 수베로 감독은 지난해 11월 한화와 3년 계약을 맺었다. 구단 최초 외국인 사령탑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수베로 감독은 “한화란 팀을 맡게 돼 영광이다. 큰 책임이 필요한 자리다. 지금껏 가진 열정과 책임감으로 팀을 이끌겠다”고 취임 소감을 말했다. 다음은 수베로 감독과 취재진의 일문일답. 

-자신의 야구관을 설명하자면. 
▲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100%를 다하는 것으로 정의할 수 있다. 어릴 때 롤모델이 아버지다. 항상 성실하고 최선을 다하셨다. 프로야구를 시작하고 지도자가 된 뒤에도 확신과 신념을 갖고 100% 최선을 다하는 게 나의 야구 철학이다. 

-팀이 지난해 10위였는데 올해 얼마나 도약하고 싶은가. 
▲ 우리 팀 선수들을 정식으로 본 적이 없다. 다른 팀이 어떻게 야구하는 지 실제로 본 적이 없다. 몇 위를 하겠다, 숫자로 말하는 건 어려울 것 같다. 내가 목표로 갖고 있는 건 올해 우리 팀이 될 수 있는 최고 위치가 되는 것이다. 선수 개개인과 팀이 성장한다면 당장 올해가 아니더라도 플레이오프를 하고,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팀이 될 것이다. 우리가 갖고 있는 선수와 전력으로 최고가 되는 것이 목표다. 

-영상으로 본 한화 선수 중 기대되는 이가 있다면. 
▲ 몇몇 특정 선수 이름을 이야기하진 않겠다. 구단에서 전달한 선수 자료를 보니 유망주라고 생각할 만한 선수 6~8명을 확인했다. 프런트에서 팀 전력 준비를 잘해준 듯하다. 선수들의 플레이 외에 훈련 영상도 봤다. 야구 재능도 중요하지만 팀 훈련할 때 동료들과 어떻게 지내고, 야구를 즐기는지도 봤다. 선수들을 직접 본 뒤 평가하겠다. 

-재임 기간 한국시리즈에 진출할 수 있을까. 
▲ 우리가 추구하는 목표가 될 것이다. 우승은 모든 프로 팀들의 목표다. 우리 팀은 지금 리빌딩을 거쳐야 하는 기간이지만 항상 이기는 야구를 해야 한다. 마음 같아선 3년 내내 한국시리즈에 진출하고 싶다. 

-지난해 팀 홈런 꼴찌였는데 장타력을 끌어올릴 계획은. 
▲ 그 부분은 조니 워싱턴 타격코치의 몫이다(웃음). 현재 팀이 갖고 있는 컬러로 운용하는 게 중요하다. 거기서 득점 루트를 찾아야 한다. 장타가 부족하다면 출루율을 높이고, 공격적인 주루로 득점을 뽑아내는 루트를 찾으면 상쇄할 수 있을 것이다. 

-육성과 성적의 균형을 어떻게 맞춰나갈 것인가. 
▲ 선수 전력은 프런트와 많은 이야기를 했다. 현재 팀이 어떤 상황인지 이해하고 있고, 프런트의 생각을 인지하고 있다. 리빌딩이라고 해서 승수를 쌓지 못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선수들에게 이기는 방법을 가르치고, 경기를 이겨야 한다고 생각한다. 육성과 성적이 반대로 이뤄지지 않을 것이다. 지금 당장 몇 승, 몇 위를 하겠다고 말하기 어렵지만 우리가 가야 할 프로세스에 있어 충실히 해나갈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스프링캠프에서 팀 전력을 어떻게 끌어올릴 것인가. 
▲ 급격하게 변화를 줄 생각은 없다. 캠프를 통해 선수들을 알아갈 것이다. 우리가 갖고 있는 선수들을 알아가는 게 최우선이다. 지금 가진 시스템에서 어떻게 진행되는지 지켜본 뒤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추가할 것이다. 훈련과 연습경기로 선수들을 계속 파악하겠다. 선수들이 어떤 마음가짐으로 어떻게 플레이하는지 지켜볼 것이다. 

-캠프 초반 워싱턴 타격코치의 합류가 어려운데 그 대안은. 
▲ 워싱턴 코치와 국내 타격코치(김남형)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지도 방식은 충분히 공유하고 있을 것이다. 외국인 감독, 코치들이 왔다고 급격하게 변화를 주진 않을 것이다. 한국의 좋은 훈련 방식을 따를 것이다. 머지않아 워싱턴 코치가 합류하면 직접 지도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다. 

-열정적인 한화 팬들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 
▲ 팬들을 10번째 선수라고 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영상으로 대전 팬들의 열정적인 모습을 봤다. 아내도 광경을 직접 보고 싶어 했다. 팬들이 없는 곳보다 가득 찬 곳에서 야구를 하고 싶다. 하루빨리 (코로나19) 상황이 나아져 팬들이 오시면 그 에너지로 좋은 결과를 내고 싶다. 


[사진] 한화 이글스 제공
 

-현재 당면한 첫 번째 과제와 가장 가까운 목표가 있다면. 
▲ 첫 번째 과제는 선수들에 대한 이해다. 빨리 선수들을 알아나가야 한다. 선수들의 성장하는 모습을 보는 게 목표다. 하나의 원팀으로 목표 의식을 갖고 하면 팀 성적으로 나올 것이다. 

-등번호를 3번으로 택한 이유가 있다면. 
▲ 현역 선수 때는 13번을 달았다. 베네수엘라 유격수 번호다. 선수 생활이 끝난 뒤 3번을 달기 시작했다. 그 이후로 쭉 3번을 쓰고 있다. 

-수베로 감독이 생각하는 좋은 야구란 무엇인가. 
▲ 멘탈적인 실수를 줄이는 게 좋은 야구의 기본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선 선수 개개인이 경기를 이해하고, 어떤 상황이 올지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 마음가짐보다 사전 준비를 하는 게 중요하다. 

-출루율을 강조하는데 그 이유가 있다면. 
▲ 준비 과정 없이 기대할 수 없다. 성적과 결과에 대한 결과를 하기 위해선 준비와 과정이 선행돼야 한다. 출루율은 루상에 주자가 나가 있어야 득점 확률이 올라가기 때문에 강조한 부분이다. 출루는 개인에 따라 여러 가지 방법이 있기 때문에 여러 루트를 찾을 것이다. 

-한국 야구에 대한 정보가 있다면. 
▲ 야구는 어디에서나 같은 규칙으로 경기한다. 기본적인 토대는 어디든 똑같다고 생각한다. 한국 야구를 존경한다. 트레이 힐만 전 SK 감독과도 한국야구에 대해 몇 번 얘기를 나눴는데 너무 깊게 생각하면 편견이 생길 수 있다. 배트 플립이 여기선 별 일 아닌 것 같은 알지만 아직 너무 깊게 파고들진 않았다. 

-메이저리그의 제자들 중 기억에 남는 선수가 있다면. 
▲ 옐리안 에레라가 가장 생각난다. 그 선수가 스프링캠프에서 방출됐는데 나의 설득으로 싱글A로 불러들여 부상자 명단부터 함께했다. 3~4년 후 메이저리그까지 가서 몇 년간 좋은 투수로 활약했다. 지금 다저스 코치로 했다. 켄리 잰슨도 생각난다. 투수로 전향하느 시기에 내가 메시지를 전달하는 과정이 있었다. 잰슨은 포수를 포기하기 싫어 눈물을 보일 정도로 힘든 시기가 있었는데 결국 이겨냈다. 다저스에서 최고 마무리로 활약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밀워키 더블A 선수 중 7명이 메이저리그에 승격된 것도 기억에 남는 순간이다. 

-또 다른 외국인 감독으로 맷 윌리엄스 KIA 감독이 있는데. 
▲ 윌리엄스 감독과는 인연이 깊지 않아 연락은 하지 않았다. 한국에 오는 것과 관련해선 힐만 전 SK 감독에게 많이 물어보고 이야기했다. 처음 한국행을 고민할 때부터 힐만 감독이 좋은 얘기를 많이 해줬다. 안 좋은 이야기는 하나도 없었다. 기회를 잡으라고 조언을 해줬다. 

-메이저리그식 강한 2번 타자에 대한 생각은. 
▲ 강한 2번 타자도 요즘 트렌드이지만 전통적인 모습도 기대하는 부분이 있다. 1번 타자가 발이 빠르면 몇 구 지켜보고 도루 타이밍을 잡는 부분도 중요하다. 야구를 이해하는 스마트한 선수가 필요하다. 2번 타자는 파워만큼 그런 (작전) 부분을 착실히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사진] 한화 이글스 제공-

홈구장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를 둘러본 느낌은. 
▲ 어제(25일) 돌아보면서 구장의 역사를 들어볼 수 있었다. 내야수 출신이다 보니 내야 흙부터 봤다. 흙 상태가 좋아 만족스러웠다. 외야도 우중간, 좌중간이 넓어 그 부분을 활용할 수 있는 구상을 했다. 

-지난해 윌리엄스 감독은 국내 지도자들과 선물을 주고받았다. 
▲ 한국 문화는 처음이다. 프런트와 많은 이야기를 하며 적응해야 할 것 같다. 한국에서 관계를 쌓기 위해 필요한 부분은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이다. 

-자가격리 기간 가장 맛있게 먹은 한국 음식은. 
▲ 중식으로 탕수육, 볶음밥을 먹었는데 맛있었다. 일식이지만 초밥도 먹었다. 한국 라면도 여러 번 끓여 먹었다. 가족들도 한국 음식에 만족하고 있다. 

-신념(Conviction)이란 단어를 강조한 이유는. 
▲ 확신과 신념이란 말을 강조하는 이유는 선수 본인이 컨트롤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과는 컨트롤할 수 없지만 마음가짐은 선수들이 충분히 컨트롤할 수 있어 항상 강조한다. 단순한 긍정 마인드가 아니다. 현실을 직시하고 그 속에서 확신과 신념을 갖고 임하는 자세 자체다. 주자 만루 상황에서 투수는 타자를 잡을 수 있는 확신과 신념이 있어야 한다. 결과가 그렇지 않더라도 그런 마음이 필요하다. 

-마무리 인사. 
▲ 팀에서 내게 기회를 준 것에 책임감을 갖고 있다. 보답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할 것이다. 선수들도 실패할 자유, 신념과 확신을 갖고 점점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열정 있는 야구를 좋아한다. 선수들도 필드에서 열정을 펼칠 수 있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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