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흘린 류선규 단장 "내 손으로 와이번스 문을 닫으려니..."
2021.01.26 18:33:04

[스타뉴스 심혜진 기자]

 

류선규 SK 와이번스 단장. 이제 신세계 단장으로 새 출발한다. /사진=SK 와이번스

 

SK 와이번스의 21년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류선규 SK 단장(51)도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는 한편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새 출발의 각오도 다졌다.

류선규 단장은 26일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이제 내가 SK 와이번스의 마지막 단장이 됐다. 2001년 입사해 20년간 정이 정말 많이 들었다. 막상 이별하려고 하니 착잡함을 감출 수 없다"고 진한 아쉬움을 전했다.

류 단장은 2001년 SK로 이직해 마케팅팀 기획파트장, 홍보팀장, 육성팀장, 전략기획팀장, 데이터분석 그룹장 등 다양한 보직을 경험했다. 지난해 8월부터는 운영 그룹장과 데이터분석 그룹장을 겸임해오다 올 시즌을 앞두고 단장에 선임됐다.

지난 시즌 최악의 부진 끝에 9위로 추락한 팀의 재건을 위해 이번 겨울 열심히 뛰었다. 먼저 FA 시장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팀의 취약 포지션이었던 2루 보강에 성공했다. 최주환(4년 총액 42억 원)과 FA 계약을 맺는 데 성공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불펜의 핵 김상수(33)를 키움과 사인 앤드 트레이드로 영입했다.

여기에 외국인 선수 3명 계약뿐 아니라 연봉 계약도 10개 구단 중 가장 먼저 끝냈다. 속전속결이었다. 이제 스프링캠프만 시작하면 됐던 차에 핵폭탄이 날아들었다. SK텔레콤이 신세계그룹에 SK 와이번스를 매각한 것이다.

류 단장은 "나도 소식을 늦게 들었다. 어젯 밤 팀장급들과 저녁을 먹으면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인생의 황금기라고 할 수 있는 30, 40대를 SK에서 보냈다. 비인기 구단이었던 SK를 어느 정도 궤도에 올려놓은 것에 공헌했다고 자부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내 손으로 문을 닫으려고 하니 눈물이 나더라. SK에 서운하거나 화가 났다기보다는 정이 많이 들었기에 아쉬움이 크다는 생각뿐"이라고 말했다.

신세계그룹은 주식 1000억 원과 야구연습장 등 토지·건물을 포함해 1352억 8000만원에 야구단을 인수했다. 이로써 신세계는 역대 가장 비싼 돈을 내고 KBO 리그에 입성하게 됐다. 1996년 현대그룹이 태평양 돌핀스를 인수하면서 470억원을 썼고, 지금까지 깨지지 않은 최고액이었다. 신세계가 거의 3배를 더 지출하게 됐다.

이에 류 단장은 "신세계그룹이 와이번스의 가치를 인정해줬다. 인수 금액으로는 신기록 아닌가. 그동안 대기업이 야구계로 들어온 것은 홍보 효과나 사회공헌 차원이 컸다. 그런데 신세계는 일종의 비즈니스 플랫폼으로 생각하고 들어온 것이다. 쉽지 않은 길이다. 꼭 성공했으면 좋겠다. 성공한다면 한국 프로야구 발전에 큰 기여를 할 수 있다고 본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선수단과 코칭스태프, 프런트는 100% 고용 승계된다. 류선규 단장 역시 신세계 구성원이 된다. 그는 "새로 창단하는 팀이 잘 될 수 있게 나도 열심히 돕겠다. SK만큼 인천에 오래 있었던 팀이 없었다. '20년 동안 감사했다'는 팬들의 글을 보고 뭉클했다. 그동안 SK 와이번스를 사랑해주신 팬들에게 정말 감사하다"고 인사를 전했다.

 

인천SK행복드림구장 전경. /사진=SK 와이번스 제공



심혜진 기자 cherub032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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