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연고 SK가 1353억원! 히어로즈 최대주주 이장석이 웃는다
2021.01.26 19:56:46

 

[사진] 서울 고척스카이돔 / OSEN DB



[OSEN=길준영 기자] SK 와이번스의 매각 대금이 1352억원으로 발표되면서 키움 히어로즈 등 서울 연고 구단들의 가치도 덩달아 높아질 전망이다. 

지난 25일 신세계그룹 이마트가 SK 와이번스를 인수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야구계가 들썩였다. 매각 대금은 1352억 8000만원으로 결정됐다. 지난 1995년 470억원에 청보 핀토스를 인수했던 현대를 가볍게 뛰어넘는 역대 최대 금액이 될 전망이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SK텔레콤으로부터 인수하는 지분가치가 1000억원, SK 와이번스 구단이 소유하고 있는 2군 구장 등 자산가치가 352억 8000만원으로 총액 1352억 8000억원에 구단을 인수한다"고 설명했다.

1980년대만 해도 프로야구단 매각 대금은 100억원을 넘지 않았다. 1985년 삼미 슈퍼스타즈는 풍한방직에 70억원에 매각돼 청보 핀토스로 변했고, 청보는 다시 1987년 태평양화학에 50억원에 매각됐다. 

처음으로 매각 금액이 100억원을 넘어선 것은 서울을 연고지로 둔 MBC 청룡이다. MBC 청룡은 1990년 LG에 150억원에 매각되며 LG 트윈스로 재탄생했다. 

1995년에는 현대가 인천 연고팀 태평양 돌핀스를 인수하는데 무려 470억원을 투자하며 현대 유니콘스가 탄생했다. 하지만 현대 유니콘스는 2000년 갑작스럽게 연고지 이전을 선언하며 서울 입성을 시도했다. 결과적으로 현대 유니콘스의 연고지 이전은 실패로 끝났고 2007년 해체될 때까지 수원을 사실상 연고지로 사용했다. 

서울에 들어가고자 했던 현대 유니콘스의 꿈은 해체된 이후 재창단 형식으로 이어진 히어로즈가 2008년 서울 목동구장을 홈구장으로 쓰면서 뒤늦게 현실이 됐다. 네이밍 스폰서라는 새로운 방식을 KBO리그에 도입한 히어로즈는 넥센 히어로즈(2010~2018년)를 거쳐 키움 히어로즈(2019년~)라는 이름으로 리그에 참가하고 있다. 홈구장은 아마야구와 겸용으로 사용하던 목동구장에서 국내 유일의 돔구장인 고척스카이돔으로 변했다. 

키움 히어로즈는 서울을 연고지로 한 3팀(LG, 두산, 키움) 중 가장 팬베이스가 작은 팀이다. 아무래도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가 이미 서울을 양분한 상황에서 서울에 입성하다보니 팬덤을 만들어내는데 큰 어려움을 겪었다. 성적 자체는 2014년과 2019년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는 등 나쁘지 않았지만 팀 창단을 이끈 이장석 전 대표가 횡령과 배임으로 기소되고 실형을 선고받으면서 팀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은 것이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새롭게 팀을 이끌고 있는 허민 이사회 의장 역시 여러가지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지만 한국 최대도시인 서울을 연고지로 하고 있다는 점, 특히나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돔구장을 홈구장으로 쓰고 있다는 점은 매력적이다. 야구에서도 꾸준하게 좋은 성과를 내고 있기 때문에 안정적인 구단 운영이 계속될 수만 있다면 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인천을 연고지로 둔 SK 와이번스가 1352억 원에 매각되면서 한국 프로야구구단의 가치는 재평가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서울을 연고지로 둔 키움 히어로즈와 지난해 매각설이 나오기도 했던 두산 베어스 등은 구단가치가 천정부지로 치솟을 전망이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너무 비싸 재벌 아니면 야구단을 얻기 어렵게 됐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