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뜬금 시즌 옵트아웃' 본인의 우울증을 고백한 메이저리거.txt
2021.02.03 20:16:10

 


[스포탈코리아] 김동윤 기자=지난해 시즌 도중 옵트 아웃을 선언했던 안드렐톤 시몬스(31, 미네소타 트윈스)가 왜 그러한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었는지 용기 내 고백했다.

3일(한국 시간) 미국 LA 지역 매체 '오렌지 카운티 레지스터'는 시몬스의 이야기를 소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이 심해지면서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2020시즌 개막을 연기하고, 60경기 단축 시즌을 진행했다. 전염성이 높은 코로나 19였던 만큼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원하는 선수에 한해 2020시즌을 포기할 수 있는 옵트 아웃 권리를 허용했다.

대다수의 선수들은 시즌 전 옵트 아웃을 선언했지만, 시몬스는 리그가 한창 진행 중이던 9월 옵트 아웃을 선언해 화제가 됐다. 2020시즌 후 FA가 되는 것을 고려하면 다소 놀라운 선택이었다.

하지만 오늘 시몬스가 매체를 통해 밝힌 것에 따르면 FA는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어릴 적부터 우울증을 앓고 있었던 시몬스는 코로나 19로 우울증이 다시 심해졌다. 시즌 초반에는 심리치료사와의 상담을 통해 진정됐지만, 갈수록 상황은 나빠졌고 결국 시즌을 포기했다고 밝혔다.

시몬스는 "자세한 이유를 밝힐 수는 없지만, 어릴적부터 우울증을 앓아왔다. 나는 다행히 심리치료사를 통해 우울감을 이겨낼 수 있었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하지만 "코로나 19로 많은 사람이 힘든 시기를 겪고 있을 때, 독립된 공간에서 야구를 하고 한 시즌을 마친다는 생각이 내겐 감당하기 어려운 일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코로나 19로 사망한 사람들, 도산한 기업들의 소식을 들을 때마다 정말 슬펐다. 코로나 19로 인해 새롭게 생긴 규칙과 공포가 일반 사람들의 삶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칠지, 사람들이 얼마나 단절되기 시작했는지에 대해 약간 우울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옵트아웃이 시몬스에게 있어 마지막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이었을 것으로 매체는 판단했다


뒤늦게 자신의 어려운 얘기를 털어놓은 이유는 자신처럼 우울증과 불안 등으로 힘들어하는 사람들과 함께 아픔을 공유하고 도움을 주고 싶어서였다. 최근 미네소타 트윈스와 1년 계약을 체결한 시몬스는 미네소타 기자들의 물음에도 옵트 아웃 이유를 밝히지 않았었다.

시몬스는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이유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고, 그 다양한 이유들은 두려움과 불안감을 가져온다. 그리고 남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두렵다는 점도 알고 있다. 문제가 본인에게 있다고 사람들이 바라보는 것이 두려워서일 것"이라며 먼저 공감했다.

하지만 시몬스는 단호하게 그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시몬스는 "우리의 생각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스트레스받는 일을 겪고 있다"고 우울증이 본인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당신은 혼자가 아니다. 모든 것을 내 안에 담아둘 필요는 없다. 자유롭게 감정을 표현할 수 있게 당신을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을 찾았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한편, 미국 현지에서는 수영 선수 마이클 펠프스, 농구 선수 케빈 러브 등이 우울증을 함께 이겨내기 위해 자신의 우울증 경험을 공유하고 있으며, 시몬스도 이 대열에 동참했다.

미국 브리티시 컬럼비아 대학의 심리 치료 프로그램 책임자인 존 오그로드닉주크 박사는 "운동선수들은 많은 사람들의 롤모델로 여겨지고, 사회적 발언을 할 수 있는 공개적인 소통 창구를 갖고 있다. 그런 선수들이 공개적으로 자신의 우울증을 공개하는 것은 함께 아픔을 나누는 용기 있는 일"이라며 시몬스의 용기 있는 결정을 지지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 희망의 전화 ☎129 / 생명의 전화 ☎1588-9191 / 청소년 전화 ☎1388 등을 통해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취재문의 sportal@sportalkorea.co.kr | Copyright ⓒ 스포탈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