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신에게 타격폼 전수” 올림픽 대표팀 승선 위해 승부수 던진 KT 선수.txt
2021.03.06 21:30:11

[OSEN=수원, 김성락 기자] 13일 오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2020 신한은행 SOL KBO 리그’ KT 위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열렸다.2회말 2사 1, 2루 KT 심우준이 동점 1타점 적시타를 날린 뒤 세레모니를 하고 있다./ksl0919@osne.co.kr


[OSEN=울산, 이후광 기자] KT 유격수 심우준(26)이 태극마크를 달기 위해 타격폼 변화라는 승부수를 띄웠다.

심우준은 지난 시즌 데뷔 처음으로 전 경기(144경기)를 소화했지만, 타율이 .235(476타수 112안타)에 그쳤다. 유격수 전체 수비 이닝 3위(1157이닝), 생애 첫 도루왕(35개)에도 미소를 지을 수 없었던 이유다.

심우준은 2020시즌 종료와 함께 달라지기로 결심했다. 수비, 주루 뿐만 아니라 공격에서도 제 몫을 해내는 선수가 되기 위해 변화를 시도했다. 타격폼 수정이 바로 그것이다.

2일 울산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심우준은 “작년 타격폼은 체력적인 부담이 크고 어려웠다. 리그에서 좀처럼 찾아볼 수 없는 폼이기도 했다"며 “겨울부터 움직임, 스윙 궤적이 좋고 공을 오래 볼 수 있는 폼으로 바꿨다. 이전보다 안정적인 폼이다. 현재 순조롭게 폼 수정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심우준은 지난해 말부터 남다른 의지를 갖고 타격폼 수정에 나섰다. 비활동기간이라 타격코치를 만날 수 없었지만, 휴대폰 메신저를 통해 수시로 폼을 확인받고 교정했다. KT 김강 타격코치 역시 적극적으로 선수의 폼을 연구하며 조언을 건넸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KBO리그 통산 2135경기 타율 .316 2318안타에 빛나는 ‘양신’ 양준혁 해설위원을 직접 찾아가 조언을 구했다. 심우준은 “양준혁 선배님 아카데미로 가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 선배님이 먼저 찾아오라고 말씀하셨다”며 “선배님의 현역 시절 타격폼과 비슷하게 교정을 해주셨다. 공을 강하게 때리는 법도 알게 됐다”고 전했다.

심우준은 "최근 계속 떨어지는 부문이 타율이었다. 타격을 보완하지 않으면 다른 선수들이 치고 올라올 때 어쩔 수 없이 백업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다. 내 자리를 지키기 위해 폼을 변화시켰다”고 타격폼을 바꾼 첫 번째 이유를 전했다.


[OSEN=수원,박준형 기자] 16일 오후 수원KT위즈파크에서 KBO리그 KT 위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가 진행됐다.6회말 무사 1루 KT 심우준이 안타를 날리고 있다./ soul1014@osen.co.kr


김강 코치와 양준혁 위원의 조언으로 자연스레 새 시즌을 향한 자신감이 커졌다. 심우준은 “안정적으로 잘 한다는 가정 하에 타율 .280 정도는 넘길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한다. 주변에서도 폼이 안정으로 바뀌었다고 말해주신다. 지금 폼에 적응만 제대로 한다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심우준이 타격폼을 바꾼 또다른 이유. 바로 1년 연기된 도쿄올림픽 야구대표팀 승선을 위해서다. 올해로 26세가 된 그는 올림픽 또는 아시안게임 메달을 따지 못할 경우 조만간 병역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 이에 대표팀 주전 유격수 김하성이 메이저리그로 향하며 생긴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타격폼 수정이라는 승부수를 띄웠다.

심우준은 “올림픽 욕심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그런 욕심이라도 가져야 좋은 일이 생길 것 같다”며 “타율 .235를 쳐서는 절대 올림픽에 갈 수 없다. 어느 정도 타율이 뒷받침돼야 대표팀 승선 기회가 있지 않을까 싶다”고 솔직한 속내를 밝혔다.

심우준은 향후 연습경기와 시범경기에 최대한 자주 출전하며 낯선 타격폼을 연습할 계획이다. 지난 1일 울산 두산전에서 심우준의 바뀐 폼을 지켜본 이강철 감독은 “본인이 힘을 쓰려고 결심한 느낌이다. 확실히 이전보다 힘이 있어 보였다. 잘 칠 것 같다”고 흡족해했다.

심우준은 "아직 완벽한 상태가 아니기에 계속 경기를 해봐야 한다. 적응기간이 필요하다. 적응만 잘 된다면 분명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며 반등을 기원했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