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부터 164km/h 뿌린 디그롬, 채프먼의 170km/h 기록 넘을까?
2021.03.12 22:40:23


[스포탈코리아] 김동윤 기자="디그롬은 훌륭한 와인처럼 나이들고 있다. 해를 거듭할수록 좋아지는 그를 보는 일은 무척 즐겁다"

제이콥 디그롬(32)의 투구를 1루에서 지켜본 팀 동료 피트 알론소가 감상평을 남겼다.

디그롬은 12일(한국 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팜 비치스 볼파크에서 휴스턴 애스트로스를 상대로 선발 등판해 3이닝 무실점, 0피안타 0볼넷 7탈삼진의 완벽한 투구 내용을 선보였다.

9명의 휴스턴 타자를 상대로 7삼진을 잡아내는 데 필요한 공은 단 35개. 9명 중 디그롬에게서 타구를 만들어낸 것은 1회 호세 시리와 3회 로벨 가르시아뿐이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날 디그롬의 구속이 최고 102마일(약 164km/h)까지 나온 것이었다. 보통 투수들이 차츰 몸 상태를 끌어올려 시범경기가 있는 3월에는 구속이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는 것을 생각하면 이례적이다.

루이스 로하스 메츠 감독은 "디그롬은 자신만의 루틴대로 할 뿐"이라며 담담한 태도를 보였고, 디그롬의 공을 지켜본 한 스카우트는 "오늘 디그롬은 완벽히 상대를 압도했다"고 극찬했다.

앞서 "디그롬은 훌륭한 와인처럼 나이를 먹고 있다"고 얘기한 알론소도 오늘 명예의 전당에 입성한 투수처럼 보였다"고 말을 보탰다.

 

디그롬의 평균 구속은 나이가 들수록 증가하는 추세다


3월부터 102마일(약 164km/h)의 공을 던지면서 디그롬이 올 시즌에는 과연 메이저리그 최고 구속 기록을 경신할 수 있을지에 대한 궁금증이 제기됐다. 2015년 스탯캐스트 도입 이후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빠른 공은 아롤디스 채프먼의 105.8마일(약 170.2km/h)이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에서 메츠를 담당하는 앤서니 디코모 기자는 "2014년 데뷔 당시 디그롬의 평균 패스트볼 구속은 94마일이었다. 첫 사이영상을 수상했던 2018년에는 96마일까지 상승했고, 지난해는 98.6마일을 기록했다"며 상식을 거스르는 디그롬의 평균 구속을 주목했다.

디그롬의 빠른 적응력도 구속 기록 경신이 기대되는 이유였다. 디코모 기자에 따르면 디그롬은 최근 타격 연습에서 잘못된 부분을 발견했고, 곧바로 수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디코모 기자는 "어떤 투수들은 기술적인 문제를 고치는데 몇 주, 몇 달 심지어는 한 시즌이 지나도록 고치지 못한다. 하지만 디그롬은 자신의 기술적인 문제를 단기간에 바꾸는 것이 가능하다"고 칭찬하면서 "그의 이번 시즌 구속 경신을 기대하는 것은 타당하다"고 얘기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앤서니 디코모 공식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