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피" 텍사스 한국계 더닝, 팔에 새겨진 한글 문신...무슨 사연이길래?
2021.03.14 06:45:51

텍사스의 데인 더닝이 13일(한국시간) 화상 인터뷰 중 자신의 왼팔에 새겨진 문신을 보여주고 있다. <텍사스 레인저스 구단 제공 동영상 캡처>


[OSEN=LA, 이사부 통신원] 텍사스 레인저스의 선발 자원으로 양현종(26)과 경쟁을 벌이고 있는 한국계 투수 데인 더닝이 이번 스프링 캠프서 처음 언론과 화상 인터뷰를 실시하며 자신의 한글 문신을 공개했다.

더닝은 13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프링 캠프에서 열린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B-게임에서 3이닝을 소화하며 선발 자원으로서의 가능성을 점검했다. B-게임은 시범경기에 나서지 않는 선수들끼리 게임을 하는 것으로 이날 텍사스와 화이트삭스의 시범경기는 9이닝, B-게임은 6이닝으로 치러졌다. 더닝은 카일 깁슨과 함께 3이닝을 나눠 던졌다.

더닝은 MLB닷컴이 예상한 텍사스의 개막 로스터 선발투수 5인 중 한 명으로 꼽히고 있다. 그는 작년 시카고 화이트삭스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선발로 7경기에 출전, 2승 평균자책점 3.97을 기록했고, 아메리칸 리그 와일드 카드 게임에서도 마운드에 올랐었다.

지난 겨울 텍사스로 트레이드된 더닝은 이번 스프링 캠프가 메이저리그 첫 캠프다. 이에 대해 더닝은 "역시 메이저 캠프가 좋다. 모든 것이 좋지만 그중에서도 성공한 선수들이 바로 옆에 있다는 것이 너무 좋다. 요즘에는 카일 깁슨 옆에 자주 머무는데 그로부터 안정성을 키우는 훈련을 조언받아 효과를 보고 있다"고 했다.

개막전을 위해 어느 정도 준비가 됐느냐는 질문에 더닝은 "거의 다 됐다. 오늘 3이닝을 던졌는데 첫 이닝은 조금 불안했지만 피칭을 거듭할수록 자신감이 붙었고, 타이밍과 리듬 등이 좋아지며 구위도 안정을 찾았다. 세 번째 이닝에서는 내가 던질 수 있는 5가지 구종을 모두 자신있게 던졌고, 모두 스트라이크 존으로 들어갔다"면서 "앞으로 남은 기간 더 보완해야 할 것이 있다면 매이닝 똑같은 구위로 던질 수 있도록 좀 더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팀으로부터 시즌 동안 보직에 대한 언질이 있었는지에 대해서 그는 "없었다"고 잘라 말한 뒤 "나는 내 피칭에만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며 시즌을 준비하고 있을 뿐"이라고 했다.

이어 더닝은 한 기자가 피칭을 할 때 문신을 봤다면서 그에 대해 질문하자 직접 팔을 걷어 보였다. 오른손 어깨쪽 팔뚝에는 영어로 'through thick-n-thin'이 새겨져 있었고, 왼쪽에는 '같은 피'가 큼지막하게 새겨져 있었다. 'through thick-n-thin'은 '좋을 때나 안좋을 때'나 혹은 '변함없이'라는 의미로 더닝의 문신은 언제나 우리는 같은 피라는 것을 의미한다.

더닝은 "형(제이크)과 똑같은 문신을 했다. 친한 친구와도 같은 문신을 했는데 위치만 다르다"면서 "말 그대로 우리 형제의 우애를 영원히 간직하고 싶어서 틴 에이저 때 특별한 이유없이 함께 문신을 했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말은 "어머니가 완전히 한국 사람이긴 하지만 나는 간단한 대화와 음식과 관련된 단어 몇 개밖에 모른다"며 "어린 시절 나는 모범적인 학생이 아니어서 영어도 배우고 싶지 않았다. 오로지 야구만 하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더닝은 어머니 미수 더닝(한국명 정미수)와 미국인 아버지 존 더닝 사이에서 태어난 2세다. 플로리다 대학을 거쳐 지난 2016년 드래프트를 통해 워싱턴 내셔널스의 선택을 받았고, 시카고 화이트삭스를 거쳐 올 시즌부터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뛴다.  /lsbo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