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루 홈런 두 방 허용 11실점, 신인 투수 데뷔전부터 벌투?
2021.05.03 19:26:39

 

[사진] 알렉 베팅거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OSEN=이상학 기자] 꿈에 그리던 메이저리그 데뷔전이 가혹한 참사로 끝났다. 밀워키 브루어스 우완 투수 알렉 베팅거(26)가 만루 홈런 두 방 포함 11실점 주며 메이저리그 데뷔전 최초 불명예 기록을 썼다. 11실점을 할 때까지 벤치가 마운드에서 내버려둬 안쓰러움을 자아냈다. 

베팅거는 3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 밀러파크에서 열린 LA 다저스와의 홈경기에 선발등판했다. 지난 2017년 10라운드 전체 294순위로 지명돼 계약금 1만 달러에 입단한 베팅거에겐 설레는 빅리그 데뷔 무대였다. 

그러나 기쁨은 오래 가지 않았다. 데뷔전부터 믿기지 않는 참사를 당했다. 1회부터 A.J. 폴락에게 만루 홈런을 맞고 5실점한 베팅거는 2회 맷 비티에게도 만루 홈런을 허용했다. 4회에도 2실점을 추가로 내준 베팅거는 4이닝 11피안타(2피홈런) 2볼넷 11실점으로 패전을 안았다. 삼진 하나 잡지 못한 채 평균자책점 24.75로 빅리그 커리어의 첫 발을 뗐다. 밀워키는 4-16 대패. 

MLB.com에 따르면 1900년 이후 현대 야구 시대 이래 빅리그 데뷔전에서 만루 홈런 두 방을 허용한 투수는 베팅어가 최초. 한 경기에서 여러 개의 만루 홈런을 맞은 역대 14번째가 되기도 했다. 이 중에는 '코리안특급' 박찬호도 있다. 지난 1999년 4월24일 LA 다저스 소속이었던 박찬호는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전에서 3회 페르난도 타티스에게만 연타석 만루 홈런을 얻어맞았다. 

 

[사진] 만루 홈런을 친 A.J. 폴락(왼쪽)과 맷 비티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데뷔전 11실점도 메이저리그 최다 타이 기록이다. 지난 2004년 6월20일 당시 시카고 화이트삭스 소속 투수 아니 무뇨즈가 몬트리올 엑스포스전에서 선발로 나서 3이닝 10피안타(2피홈런) 3볼넷 1사구 1탈삼진 11실점으로 패전을 안은 바 있다. 

베팅거는 코빈 번스, 브렛 앤더슨, 잭 고들리 등 밀워키 선발투수들이 줄부상을 당하면서 대체 선발 기회를 잡았다. 투수난을 겪고 있는 상태에서 크레이그 카운셀 밀워키 감독도 베팅거를 쉽게 뺄 수 없었다. 4회까지 89구를 던지게 했다. 

경기 후 카운셀 감독은 "부상 선수가 많은 상황에서 베팅어에게 힘든 임무를 줘야 했다. 어쩔 수 없이 그를 오래 놔둬야 했다"고 미안해하며 "그가 4이닝을 던져준 덕분에 내일은 좋은 상태로 경기를 할 수 있게 됐다"고 위안을 삼았다. 

베팅거는 "다저스 타자들이 날 완전히 무너뜨렸다. 야구라는 게임은 수없이 겸손하게 만든다. 야구를 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다. 난 앞으로 계속 나아갈 것이다. 지금 이 시점에 내가 할 수 있는 건 그게 전부"라고 말했다. /waw@osen.co.kr

[사진] 알렉 베팅거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