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WS 꼰대 감독, 불문율 어긴 신인 혼쭐...'괴짜' 바우어 "너나 잘하세요"
2021.05.20 12:04:21

[사진] 210413 트레버 바우어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OSEN=이상학 기자] 불문율을 어긴 신인왕 후보가 자팀 감독에게 혼쭐났다.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1루수 예르민 메르세데스(28)가 그 주인공.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에 입성한 '명장' 토니 라루사(77) 화이트삭스 감독이 호되게 꾸짖었다. 그러자 LA 다저스의 괴짜 투수 트레버 바우어(30)가 라루사 감독을 비꼬았다. 

메르세데스는 지난 18일(이하 한국시간) 미네소타 트윈스전에서 시즌 6호 홈런 포함 3안타 3타점으로 활약했으나 마지막 타석에서 불문율을 어기며 논란이 됐다. 15-4로 크게 앞선 9회초 미네소타는 내야수 윌리안스 아스투딜로를 마운드에 올리며 백기를 들었지만 2사 후 메르세데스는 볼카운트 스리볼에서 4구째 47.1마일(76km) 느린 공을 받아쳐 중월 솔로 홈런을 쏘아 올렸다. 

메이저리그는 큰 점수 차이에서 스리볼 타격을 금기시한다. 그러나 지난해 빅리그 콜업 후 1경기를 뛰고 올해 풀타임 첫 시즌을 보내고 있는 '중고 신인' 메르세데스는 이를 무시했다. 지난해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샌디에이고)도 같은 논란을 일으켜 사과한 바 있다. 

라루사 감독은 11점차에서 스리볼 타격을 한 메르세데스를 비판했다. MLB.com 등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메르세데스가 실수를 했다. 자기 방식대로 해선 안 된다. 메이저리그에 맞는 플레이를 해야 한다. 상대팀과 야구를 존중해야 한다"며 "미네소타에도 사과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고 밝히면서 메르세데스에게 교훈이 됐을 것이라고 했다. 

노감독의 일침에도 불구하고 메르세데스는 자신의 스타일을 굽힐 생각이 전혀 없다. 그는 "항상 나답게 해왔기 때문에 지금 여기에 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그건 내가 아니다. 바뀐다면 나의 모든 걸 바꿔야 할 것이다"며 "앞으로도 내 방식대로 해나갈 것이다. 나의 생각을 지지하는 동료들도 많다"고 말했다. 


[사진] 210519 예민 메르세데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메르세데스를 지지하는 선수 중 한 사람이 바로 '괴짜 투수' 바우어. 평소에도 타자들의 배트 플립, 세리머니를 쿨하게 받아들이며 오히려 권장하기도 한 바우어는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라루사 감독을 비꼬았다. 

바우어는 "친애하는 타자들에게, 만약 당신이 내게 스리볼에서 홈런을 친다면 난 그것을 죄악으로 여기지 않을 것이다. 아직도 타자들에게 화난 사람들에게, 제발 이 경기에서 나가 달라"고 적은 뒤 "아직도 스리볼 스윙에 대해 말하다니 믿을 수 없다. 감독들과 투수들은 이것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더욱 잘하라"며 강력한 돌직구를 던졌다.

만 77세 현역 최고령으로 통산 2753승을 거둔 라루사 감독은 월드시리즈 우승 3회, 올해의 감독상 4회 수상으로 2014년 100% 지지율 속에 명예의 전당에 입성했다. 투수 분업화, 플래툰 시스템 등 현대 야구 근간을 이루는 시스템을 도입한 선구자이지만 이제는 올드스쿨 감독으로 메르세데스의 돌발행동을 더욱 용납할 수 없었다. 

여전히 보수적인 메이저리그 정서를 보면 라루사 감독만 불편한 게 아닐 수 있다. 라루사 감독은 "메르세데스의 실수로 우리는 대가를 치를 수 있다"고 말했는데 19일 미네소타전에서 보복구를 의심할 만한 상황이 나왔다. 7회 메르세데스 타석에 미네소타 투수 타일러 더피의 초구 패스트볼이 등 뒤로 향했다. 심판진은 고의성을 의심해 퇴장을 명했고, 이에 반발한 로코 발델리 미네소타 감독까지 퇴장을 당했다. /waw@osen.co.kr

 

[사진] 210407 토니 라루사 감독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