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출루] 3볼에 1루로 걸어나간 양키스 4번타자, 그런데 아무도 몰랐다?
2021.05.29 22:45:46

지오 우르셀라./AFPBBNews=뉴스1

 

뉴욕 양키스의 지오 우르셀라(30)가 3볼인데 볼넷으로 착각해 1루로 걸어나갔다. 그런데 상대팀도 주심도 모르고 지나치는 일이 벌어졌다.

상황은 이랬다. 1-1로 맞선 6회초. 1사에서 4번 타자 우르셀라가 타석에 들어섰다. 디트로이트 두 번째 투수 카일 펑크하우저(27)를 상대로끈질긴 승부가 펼쳤다. 볼카운트 2-2에서 6, 7, 8구를 모두 파울로 걷어냈다. 그리고 9구째. 펑크하우저의 96.6마일 빠른 볼은 바깥쪽으로 빠졌다. 포수가 잡지 못하고 뒤로 빠뜨릴 정도였다. 불카운트 3-2가 되는 상황. 그런데 우르셀라는 배트를 더그아웃 쪽으로 던지더니 이내 다리 보호대를 풀고 1루로 천천히 걸어나갔다. 볼넷으로 착각한 듯했다.

더욱 황당한 것은 볼넷이 아니었다는 것을 아무도 몰랐다는 점이다. 상대팀 선수는 물론 코칭스태프, 그리고 심판들까지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3볼에서 출루했지만 공식 기록은 볼넷이 됐다.



우르셀라가 3볼에 걸어나갔는데, 기록은 볼넷이 됐다./사진=MLB.com 게임데이 캡처

 

행운의 볼넷을 얻은 양키스는 점수를 내진 못했다. 글레이버 토레스가 3루 땅볼을 쳐 우르셀라가 2루에서 포스 아웃됐다. 루그네드 오도르가 안타로 다시 기회를 만들었으나 클린트 프레이저가 3루수 땅볼로 물러나 득점에 실패했다. 양키스는 10회 연장 승부 끝에 2-3으로 졌다.

경기 후 MLB.com은 "여러분은 이렇게 야구 규칙 하나를 알게 됐다. 스트라이크가 3개면 아웃이다. 볼 4개면 걸어나가면 된다"면서 "하지만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3볼에 우르셀라가 걸어나갔다"고 지적했다. 이어 "왜 이런 상황이 발생했는지 정확히 알 수 없다. 경기장의 모든 사람들이 카운트를 놓친 것 같다"고 전했다.

이날 심판조장이자 2루심을 맡은 제리 밀스는 ESPN을 통해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카운트를 놓쳤다. 우르셀라가 3볼에 걸어나갔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에 누군가가 잘못됐다는 것을 알았다면 그 상황을 재검토할 수 있었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아무도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다. 경기가 끝날 때까지 아무도 몰랐다"고 강조했다.


우르셀라(가운데)가 1루로 걸어나가기 위해 다리 보호대를 풀고 있다. 볼카운트는 3볼-2스트라이크로 돼 있다(위 빨간 네모). /사진=MLB.com 캡처


심혜진 기자 cherub0327@mtstar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