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호 형 미트만 생각나" 최채흥이 첫 승을 거두고 밤을 지새운 이유.txt
2021.05.31 21:18:07

 

[OSEN=대구, 김성락 기자] 29일 오후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렸다.1회초 삼성 선발 최채흥이 마운드에 올라 힘차게 공을 뿌리고 있다. 21.05.29 /ksl0919@osen.co.kr



[OSEN=대구, 손찬익 기자] 지난 29일 대구 두산전에서 시즌 첫 승을 신고한 최채흥(삼성)은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고 털어놓았다. 뒤늦게 첫 승 달성에 성공했지만 만족보다 아쉬움이 더 컸기 때문이다.

30일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최채흥은 “잠을 못 잤다. 오늘 8시 30분에 출근인데 새벽 5시까지 잠을 이루지 못했다. 눈 감으니 (강)민호 형 미트밖에 안 보이고 가운데 던진 것만 계속 떠오르고 그래서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2회까지 제구도 생각만큼 잘 되었고 마음에 들었는데 3회부터 집중력이 흐트러졌는지 원하는 대로 던지지 못하고 구속도 더 떨어지고 많이 아쉬웠다. 3회부터 어떻게 던진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그렇다고 긍정적인 요소가 없는 건 아니다. 최채흥은 “조금씩 더 좋아지고 있다는 건 반가운 소식이다. 잡아나가면 더 좋아지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내다봤다.

지난해 11승 6패(평균 자책점 3.58)를 거두며 커리어 하이 시즌을 완성한 최채흥은 “지난해 좋았을 때 비하면 60% 수준이다. 원하는 코스에 던질 수 있는 밸런스가 돼야 하는데 그게 조금 안 되는 것 같다. 체력적인 문제는 없다. 밸런스 한 포인트를 찾아야 하는데 그걸 찾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2016년부터 5년 연속 가을 잔치에 초대받지 못했던 삼성은 올해 선두 경쟁을 할 만큼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최채흥은 “팀이 잘하니까 더 부담된다. 승차가 벌어질 수 있도록 보탬이 돼야 하는데 나갈 때마다 제 마음이 불안하니 팀에 미안하다. 민호 형은 더 편하게 하라고 이야기하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동료들에 대한 고마움도 빼놓지 않았다. 최채흥은 “항상 야수들에게 고맙다. 제가 잘 던져 이기는 경기는 없다고 생각한다. 항상 야수들이 도와준다. 어제 워낙 도움을 많이 받아서 커피는 사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