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흉했던 윤성환 소문, 또 다른 판도라의 상자 열리나
2021.06.03 09:52:34

 

[사진] OSEN DB



[OSEN=손찬익 기자] 지난해 8월 21일 문학 삼성-SK전. 삼성 선발 윤성환은 평소와 딴판이었다. '컨트롤 아티스트'라는 수식어가 무색할 만큼 극심한 제구 난조에 시달렸다. 1회에만 사사구 4개를 허용하는 등 3점을 내줬다. 7명의 타자를 상대하면서 초구 스트라이크는 한 차례에 불과했다. 

한 불법 베팅 사이트는 이날 경기 후 '금일 경기의 4이닝 및 1이닝 득점, 무득점 경기는 스페셜 조작 의심 경기로 배팅 취소 처리 및 업데이트되지 않습니다'라는 안내 문구를 게재했다. 의심이 들 만한 상황이었다. 

한 매체는 지난해 11월 "삼성의 30대 프랜차이즈 선수가 거액의 도박을 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으며 최근 잠적 상태"라고 단독 보도했다. 윤성환의 실명을 공개한 건 아니지만 내용만 봤을 때 윤성환이라는 추론할 수 있었다. 

당시 윤성환이 불법 도박 연루설을 강력하게 부인했고 경찰 측은 "윤성환은 지난 9월 대구 수성경찰서에 사기 혐의로 피소됐다"며 "도박과는 전혀 상관없는 일반 사기 사건"이라고 밝혔다.  

지난 시즌이 끝나고 윤성환이 삼성 구단의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되자 프랜차이즈 스타를 헌신짝처럼 취급하는 게 아니냐는 팬들의 불만이 끊이지 않았다. 대구 시내 곳곳에 구단 수뇌부의 퇴진을 요구하는 내용의 현수막이 걸리기도 했다. 

그런데 7개월이 지나 윤성환을 둘러싼 흉흉한 소문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 대구 북부경찰서는 2일 윤성환에 대해 승부조작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승부 조작과 관련해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익명을 요구한 전직 프로야구 선수 A씨는 "야구계 안팎에서 (승부 조작 연루가 의심되는) 선수들의 이름이 종종 오르내린다. 전수 조사하면 고구마 줄기처럼 나올 수 있다"고 윤성환의 승부 조작 사건은 시작에 불과하다고 내다봤다. 향후 수사 상황에 따라 큰 파장도 예상된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