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철 이후 명맥 끊겼다…KIA, 36년 만에 신인왕 한풀이 할까?
2021.06.04 10:19:26

[사진] 이의리-이정훈 /OSEN DB


[OSEN=대전, 이상학 기자] 한국시리즈 우승 11회에 빛나는 KBO리그 최고의 명문 구단 KIA는 시즌 MVP도 최다 9차례 배출했다. 그러나 신인왕은 1985년 내야수 이순철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남아있다. 그 이후 지난해까지 35년간 신인왕을 배출하지 못하고 있다. 

1989년 투수 이강철, 1993년 내야수 이종범, 1999년 내야수 정성훈, 2002년 투수 김진우, 2006년 투수 한기주, 2009년 내야수 안치홍, 2012년 투수 박지훈, 2017년 외야수 최원준, 2019년 투수 전상현, 외야수 이창진 등이 신인왕 후보로 경쟁했지만 수상에 실패했다. 

유독 신인왕과 인연이 없었던 KIA이지만 올해는 35년 묵은 한을 풀 수 있을 것 같다. 시즌 전체 일정의 3분의 1이 지난 시점에서 신인왕 후보 투타 1순위가 모두 KIA에 있다. 투수 이의리(19)와 타자 이정훈(27)이다.  

1차 지명으로 입단한 좌완 이의리는 신인 중 유일하게 풀타임 선발 로테이션을 돌고 있다. 9경기에서 44이닝을 던지며 2승1패 평균자책점 4.30 탈삼진 49개 기록 중이다. 센세이션을 일으킨 초반에 비해 페이스가 한풀 꺾였지만 150km 강속구를 뿌리는 좌완으로 구위가 뛰어나다. 

시즌 전 '신인 빅3'로 이의리와 함께 주목받은 장재영(키움)과 김진욱(롯데)은 극심한 제구 난조로 1군 프로의 벽을 실감하고 있다. 지난달 중순 1군에 올라온 이승현(삼성)이 강력한 구위로 9경기 1홀드 평균자책점 0.96 호투를 펼치며 신인왕 레이스에 뛰어들었지만 보직이 불펜으로 지금까진 추격조에 가깝다. 2년차 좌완 오원석(SSG)도 선발과 구원을 오가며 13경기(6선발) 3승1패1홀드 평균자책점 4.95를 기록 중이지만 아직은 이의리의 성적이 우위다. 


[OSEN=고척, 최규한 기자]3회말 키움 공격을 무실점으로 막아낸 KIA 선발 이의리가 더그아웃으로 향하며 미소짓고 있다. / dreamer@osen.co.kr


무엇보다 이의리는 확실한 선발투수란 점에서 프리미엄이 있다. 투수력이 부족한 KIA 팀 사정상 이의리는 시즌 내내 선발로 고정될 가능성이 높다. 관리 차원에서 5일 휴식과 주 1회 등판으로 제한되고 있지만 성적을 쌓기에 가장 유리한 위치에 있다. 

이의리의 가장 강력한 신인왕 경쟁자는 멀리 있지 않다. 같은 팀 중심타자 이정훈도 신인왕 후보 자격이 된다. 지난 2017년 입단해 올해로 5년차가 된 이정훈은 지난해까지 22타석만 소화, 신인왕 자격 조건(첫 등록 5년 이내, 누적 기록 투수 30이닝-타자 60타석 이하)을 충족한다. 최형우가 망막 질환으로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기회를 잡은 그는 5년차 중고 신인으로 레이스에 가세했다. 

이정훈은 올 시즌 22경기에서 76타수 25안타 타율 3할2푼9리 2홈런 12타점 11볼넷 16삼진 출루율 .433 장타율 .474 OPS .907을 기록하며 맷 윌리엄스 KIA 감독의 눈도장을 찍었다. 윌리엄스 감독은 "컴팩트한 스윙이 큰 장점이다. 감을 유지하기 쉽지 않은 지명타자로 꾸준함을 보여줬다. 앞으로 포수도 해야 하는데 적당히 체력 관리를 해줄 것이다"며 최형우의 복귀에 맞춰 포수와 1루수까지 기용 폭을 넓힐 계획. 2일 대전 한화전에서 시즌 첫 포수로 선발출장, 선발 이의리와 호흡을 맞춰 무난한 수비를 선보였다. 

이정훈 외에 신인 야수로는 안재석(두산)이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30경기 타율 3할3리 20안타 5타점을 올리며 유격수 수비에서 신인답지 않은 안정감을 자랑한다. 다만 베테랑 김재호가 주전 유격수로 건재해 안재석이 이정훈처럼 많은 출장 기회를 얻기는 어렵다. 이의리-이정훈 배터리의 신인왕 집안 싸움이 될 가능성이 높다. 36년 묵은 타이거즈의 한을 풀 적기다. /waw@osen.co.kr

[OSEN=이대선 기자] 210515 KIA 이정훈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