싹 다 '커리어 하이' 김인태, 마침내 폭발... 무엇이 달라졌나?
2021.06.04 19:01:37

지난 2일 창원 NC전에서 4회초 우월 솔로 홈런을 터뜨리고 있는 두산 베어스 김인태.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두산 베어스 김인태(27)가 마침내 알을 깨고 있다. 올 시즌 기록을 보면 싹 다 커리어 하이다. 김태형(54) 감독이 왜 이렇게 좋아졌는지 원인을 짚었다. 간단했다. 기본이 되니까 성적이 나온다.

김인태는 올 시즌 43경기에서 타율 0.297, 4홈런 18타점 19득점, 출루율 0.421, 장타율 0.449, OPS 0.870을 찍고 있다. 득점권 타율은 0.394에 달한다. 18삼진-25볼넷으로 눈 야구도 된다.

최근 5경기로 끊으면 더 좋다. 23타수 9안타, 타율 0.391을 치고 있다. 최근 3경기 연속 홈런도 날렸다. 현재 두산에서 가장 뜨거운 타자가 김인태다. 정수빈-박건우가 차례로 부상을 입으면서 외야에 자리가 났고, 이 틈을 김인태가 파고 들었다. 꾸준히 출전하니 기록도 좋다.

타율-홈런-타점-볼넷-출루율-장타율-OPS 모두 데뷔 후 가장 좋다. 2013년 두산에 지명됐고, 프로 9년차다. 만년 유망주 소리를 들었지만, 올 시즌은 완전히 자리를 잡았다. 2020년까지 김인태와 올해 김인태는 다른 선수다.

3일 창원에서 만난 김인태는 "자신 있게 배트를 돌리려고 한다. 그것이 가장 큰 것 같다. 자신감에서 지면 안 된다는 마음이다. 감독님께서도 자신 있게 휘두르는 것을 좋아하신다. 내가 생각한 공이 들어오면 자신 있게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스프링캠프 당시 김인태는 '제4의 외야수', '대타 1번'이 목표라 했다. 현실적으로 주전을 꿰차기는 만만치 않았고, 백업 중에는 1등이 되고자 했다. 이에 대해 김인태는 "현재까지는 괜찮게 가고 있는 것 같다. 그래도 아직 초반이다. 기복을 줄이고, 꾸준히 해야 한다"며 각오를 다졌다.

이어 "생각했던 것보다는 결과가 빨리 나왔다. 기회도 감독님께서 많이 주셨다. 솔직히 수치적으로는 생각한 적이 없다. 작년보다 나은 성적과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는 생각만 한다. 매년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항상 잘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런 김인태를 보는 김태형 감독도 흐뭇하다. "요 근래 가장 좋은 것 같다. 속구든 변화구든 같은 타이밍에서 다 쳐내고 있다. 수비 또한 다른 어느 팀 외야수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 경기 막판 안권수를 투입하고 있는데 안권수가 송구가 워낙 좋아서 그렇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김인태가 지난해까지 모습과 비교해 무엇이 변했을까. 김태형 감독은 "볼카운트 싸움이 된다. 유리하게 간다. 전에는 카운트를 잡으러 들어오는 공을 공략하지 못했다. 지금은 이기면서 간다. 그러니까 결과가 나온다"고 짚었다.

이어 "이전까지 김인태는 스트라이크 2개를 먹고 시작했다. 제대로 공략이 안 되니까 파울이 나오고, 카운트가 불리했다. 올해는 타석에서 유리하게 싸운다. 성적이 나오고 있고, 성적이 나오니까 자신감도 붙는다"고 덧붙였다.

볼카운트 싸움은 투수나 타자 모두 중요하다. 자신이 유리한 상황을 만드는 것은 기본이다. 지금까지 김인태에게 부족했던 부분이다. 올 시즌에는 유리한 고지를 먼저 점령하고 있고, 이것이 안타와 볼넷 등으로 연결되고 있다.

잘 치고, 잘 보고, 잘 잡는다. 꽤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이제 자리를 잡고 있다. 주전들이 모두 30대이기에 김인태가 뒤를 잘 받쳐줘야 한다. 올 시즌 현재까지 모습만 보면 주전으로 나서도 전혀 문제가 없어 보인다. 그만큼 좋다.

김동영 기자 raining99@mtstar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