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 실패→日 유턴’ 야마구치…양현종 앞길도 남 일 같지 않다
2021.06.05 02:18:35

[사진] 야마구치 슌 2021.03.15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OSEN=이상학 기자] 일본프로야구 3관왕 투수의 메이저리그 도전은 1년 반 만에 막을 내렸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산하 트리플A 팀인 새크라멘토 리버캐츠는 3일(이하 한국시간) 투수 야마구치 슌(34)을 자유계약으로 풀었다. 옵트아웃으로 자유의 몸이 된 야마구치는 친정팀 요미우리 자이언츠 복귀가 유력하다. 

야마구치는 자신의 SNS를 통해 "일본에 귀국하기로 결정했다. 꿈을 쫓아 메이저리그에 도전했지만 역부족이었고, 시즌 도중에 귀국하게 됐다"고 실패를 인정하며 "지난해부터 여러 제약과 엄격한 규제 속에 나름대로 노력한 것은 자랑스럽다. 심기일전해서 새로운 팀과 팬들께 믿음직한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야마구치는 지난 2019년 요미우리에서 다승, 탈삼진, 승률 1위로 3관왕에 오른 특급 투수였다. 요미우리 선수 최초로 포스팅을 통해 토론토와 2년 보장 635만 달러에 계약하며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 한국인 투수 류현진과 한 팀이 돼 관심을 모았지만 첫 해부터 크게 부진했다. 17경기 모두 구원등판해 2승4패1홀드 평균자책점 8.06. 가을야구 로스터에도 탈락하며 구경꾼으로 전락했다. 

1년 만에 실패작으로 판명된 야마구치는 스프링캠프를 앞둔 지난 2월 토론토의 40인 로스터에서 제외돼 방출 절차를 밟았다. 샌프란스시코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고 재도전에 나섰지만 쉽지 않았다. 트리플A 5경기(4선발)에서 승리 없이 3패 평균자책점 6.17로 부진을 벗어나지 못했다. 한계를 느낀 야마구치는 결국 미국에서 2년차 시즌 완주를 포기한 채 일본행을 결정했다. 


[OSEN=더니든(미국 플로리다주), 박준형 기자]1회초 강판됐던 토론토 선발투수 야마구치가 더그아웃에서 아쉬워하고 있다. / soul1014@osen.co.kr


야마구치는 "정말 힘든 환경과 불편함 속에서 열심히 싸우는 일본인 선수들에 진심으로 경의를 표한다"며 일본인 빅리거들을 치켜세웠다. 말이 통하지 않고, 문화와 야구 모두 미묘하게 다른 곳에서 수준 높은 야구를 해야 하는 어려움이 만만치 않았다. 

한국인 선수들도 같은 환경에서 싸운다. 특히 올해 야마구치처럼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은 양현종(33·텍사스 레인저스)도 남 일 같지 않을 것이다. 개막 로스터에 탈락해 대체 멤버로 시즌을 시작한 양현종은 4월말 콜업 후 한 달 넘게 빅리그에 생존하고 있다. 야마구치보다 성적은 좋지만 자리가 보장되지 않은 불안정한 신분은 비슷하다. 

꿈을 찾아 미국으로 건너온 '도전자' 양현종에겐 빅리그 데뷔 자체만으로도 성공이다. 하지만 그 이상을 이루기 위해 극복해야 할 현실의 벽이 높다. 불펜 추격조로 시작해 대체 선발 기회까지 잘 잡았지만 최근 3경기 연속 패전을 안았다. 7경기(선발 4경기)에서 승리 없이 3패 평균자책점 5.20. 결국 선발 로테이션에서 탈락했다. 

기존 투수들의 줄부상으로 로스터 한 자리를 지키고 있는 양현종이지만 5일 탬파베이전에 복귀할 카일 깁슨을 비롯해 부상자들이 돌아오면 안심할 수 없다. 리빌딩 중인 팀 사정상 시즌이 갈수록 젊은 투수들에게 많은 기회가 돌아간다. 불펜으로 보직이 바뀐 양현종에겐 이제부터가 진짜 생존 싸움이다. /waw@osen.co.kr


[OSEN=애너하임, 이사부 통신원]1회 수비를 마치고 양현종이 더그아웃으로 향하며 트레비노와 주먹을 맞대고 있다. /lsbo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