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땐 투타 모두 좋았지" 류지현 감독, 27년 추억을 소환한 이유
2021.06.05 17:53:50

 



[OSEN=광주, 이선호 기자] "그땐 마운드, 타격 모두 좋았죠".

류지현 LG 트윈스 감독에게 1994년은 절대 잊을 수 없는 시즌이다. 대졸 신인으로 입단해 주전 유격수를 꿰찼다. 서용빈, 김재현과 함께 루키 트로이카 주전으로 타선에 신바람을 불어넣었고, 한국시리즈 우승도 이루었다. 

선수 시절의 첫 우승이자 마지막 우승이 될 줄은 그때 몰랐지만, 최고의 시즌이었다.  규정타석을 소화하며 타율 3할5리, 15홈런, 51타점, 51도루, 109득점을 올렸다. 구단 역대 최고의 리드오프로 발돋음했고, 신인왕까지 거머쥐었다. 

LG의 투타 전력도 막강했다. 팀 평균자책점 3.14는 단연 1위였다. 다승왕 이상훈(18승), 김태원(17승), 정삼흠(15승), 인현배(10승) 등 4명의 10승 투수를 배출했고, 마무리 김용수가 든든하게 버티고 있었다. 

팀 타율 2할8푼2리,  팀 득점 665점은 다른 팀을 압도하며 1위에 올랐다. 신인 트로이카에 해결사 한대화가 있었고, 노찬엽, 김동수, 박종호 등이 주전으로 활약했다. 공격 라인업에서 밸런스가 있는 팀이었고, 화끈한 득점력으로 드러났다. 

LG는 1994 영광의 주역 류지현 감독을 선임해 올해 우승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개막 이후 선두도 올라가며 꾸준히 승률 5할대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그 힘은 팀 평균자책점 1위(3.92)의 마운드에 나오고 있다. 10개 구단 가운데 유일하게 3점대 ERA이다. 선발과 불펜 모두 안정되어 있다. 1994년 처럼 마운드는 최상급이다. 

그러나 화끈하게 치고 올라가지 못하고 있다. 타선의 침묵 때문이다. 팀 타율 9위(.247), 팀 득점 8위(212점)의 공격력이 신통치 않다. 김현수와 홍창기, 채은성을 제외하고 예년보다 타격성적이 밑돌고 있다. 우승을 위해서는 타격의 반등이 절실하다. 4일 KIA 타이거즈와의 광주경기에서도 3-1로 역전했으나 4-3으로 재역전패했다. 역시 타선이 터지지 않았다. 

경기전 류 감독은 1994년을 회상하면서 "마운드도 공격력도 좋았다. 선발, 중간이 탄탄했고, 김용수 선배가 마무리였다. 이상훈, 정삼흠, 김태원 선배들과 5선발(인현배)가 10승을 했었다. 그때의 공격력도 1번부터 4번 한대화까지 좋았다. 김동수 8번, 박종호 9번이었다"며 웃었다. 현재의 숙제가 담긴 회상이었다.  

류 감독은 동시에 타선 부진에 대해 "지난 십 수년간의 데이터가 있다. 시즌이 끝날 때는 타자들이 정상궤도에 있을 것이다. 모두가 이야기하지만 타선만 터지면 기대할 수 있다"는 믿음도 보였다. 1994년 이후 27년 만의 우승 열쇠는 타선의 반등임을 재확인하는 말이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