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상대로도 눈빛이…" 수베로 감독 사로잡은 한화 신인 투수.txt
2021.06.09 10:31:26

 

[사진] 김기중 /한화 이글스 제공



[OSEN=대전, 이상학 기자] "어린 선수들을 평가할 때 눈빛을 많이 본다. 김기중은 눈빛이 흔들리지 않았다."

한화 신인 좌완 투수 김기중(19)이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을 사로잡았다. 1군 데뷔 무대에서 '디펜딩 챔피언' NC 상대로도 흔들리지 않는 투구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1999년 한화의 유일한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던 '대성불패' 구대성의 등번호 15번을 물려받은 유망주답게 데뷔전부터 예사롭지 않았다. 

유신고를 졸업하고 한화에 2차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지명된 김기중은 지난 7일 창원에서 NC 상대로 1군 데뷔전을 가졌다. 외국인 투수 닉 킹험이 광배근 부상으로 빠지고, 김민우를 제외한 국내 4~5선발 투수들이 제 몫을 하지 못하면서 김기중에게 선발 기회가 왔다. 

팀 홈런, OPS 1위로 강타자들이 즐비한 NC 타선을 맞아 쉽지 않은 데뷔전이 예상됐다. 결과는 패전투수. 하지만 내용은 합격점을 주기에 모자람이 없었다. 4이닝 6피안타 1볼넷 3탈삼진 1실점. 총 투구수 69개로 4회까지 버티며 NC 타선을 1실점으로 봉쇄했다. 내로라하는 강타자들 앞에서 전혀 위축되지 않았다. 

1회 1사 만루 위기에서 애런 알테어를 체인지업으로 헛스윙 삼진 잡은 뒤 박석민을 초구 직구로 유격수 뜬공 처리한 게 백미. 2회 이명기에게 적시타를 맞아 선취점을 허용했지만 계속된 2사 1,2루에서 강타자 나성범을 느린 커브로 좌익수 뜬공 잡고 추가점을 막았다. 

3회 박석민을 체인지업으로 헛스윙 삼진 잡으며 첫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고, 4회에도 박준영을 풀카운트에서 126km 커브로 루킹 삼진 잡으며 실점 없이 이닝을 정리했다. 최고 144km, 평균 142km 힘 있는 직구를 스트라이크존에 꽂아넣으며 결정구로 체인지업, 커브를 효과적으로 활용했다. 

수베로 감독도 김기중의 투구를 무척 인상 깊게 봤다. 수베로 감독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커맨드고 좋고, 마운드에서 침착함이 돋보였다. NC처럼 강한 라인업을 상대로 어린 선수가 올라가면 당황하기 마련인데 김기중에겐 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어린 선수들을 평가할 때 눈빛을 많이 보는데 김기중은 눈빛이 흔들리지 않았다. 끝까지 침착한 모습을 보여줬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선발난을 겪고 있는 한화로선 김기중의 등장이 정말로 반갑다. 수베로 감독은 "킹험이 빠지고, 나머지 선발들이 물음표가 많은 상황인데 2군에서 김기중이 잘 던졌다. 1군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확인하기 좋은 시기라 보고 1군에 올렸다"며 "선발투수로서 더 성장하기 위해선 직구 외에 2~3구종을 연습할 필요가 있다"고 보완점도 주문했다. 

당분간 김기중은 선발 로테이션에 들어간다. 탠덤이 아닌 풀선발이다. 수베로 감독은 "NC전은 5회를 넘기지 않게 계획을 하고 들어갔다. 1군에서 첫 등판이었고, 상대하기 쉽지 않은 NC 타선이라는 점을 고려했다"며 "앞으로도 선발 기회가 있다. 2군에서 100구를 던질 수 있는 몸을 만든 만큼 다음 등판에선 그동안 빌드업한 것에 맞춰 투구수를 늘릴 것이다"고 밝혔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