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실험] 부상 방지 위한 ML 대형 베이스 실험, 도루 늘고 병살 줄었다
2021.06.12 18:02:04

 

[사진] 메이저리그의 가로세로 15인치짜리 기존 베이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OSEN=LA, 이사부 통신원] 메이저리그는 마이너리그와 독립리그에서 다양한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로봇 심판에게 스트라이크와 볼 판정을 맡기는 실험도 했고, 홈플레이트와 마운드 거리를 늘려보기도 하고, 지명타자 제도도 바꿔보는 등 야구의 재미를 더하기 위한 새로운 규정의 도입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중 하나가 베이스의 크기를 키우는 것이었다. 1877년부터 같은 크기인 가로 세로 15인치(38.1cm)짜리 기존 베이스보다 3인치씩 더 커진 가로 세로 18인치(45.72cm)짜리 새 대형 베이스를 트리플A 동부와 인터내셔널 리그에서 개막 때부터 사용하고 있다. 

메이저리그가 대형 베이스 실험을 하는 목적은 선수들의 부상 방지를 위한 것이다. 베이스 커지면 베이스 위에서 수비와 주자 부딪히는 충돌사고를 어느 정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4월 6일 LA 다저스의 코디 밸린저와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의 투수 레이민 구두안이 1루 베이스 위에서 충돌해 벨린저는 2개월 가까이 뛰지 못했고, 구두안 역시 오랫 동안 부상으로 고생했다.

 

[사진] 지난 4월 6일 오클랜드와의 경기 중 땅볼 타구를 치고 1루 베이스 위에서 상대 투수와 부딪힌 뒤 절뚝 거리는 LA 다저스의 코디 벨린저.ⓒ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그런데 대형 베이스가 부상 방지 외에 또 다른 효과를 보이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루이빌 쿠리어 저널은 11일(한국시간) ‘대형 베이스 실험이 적용 중인 트리플 A 동부에서 도루 성공을 높아지고 더블 플레이의 성공이 줄어들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르면 베이스가 커짐에 따라 각 베이스 사이의 거리가 줄었다. 각 베이스 중심의 거리는 90피트(약 27.4m)로 변함이 없지만 베이스가 3인치씩 커짐에 따라 홈에서 1루와 3루에서 홈까지의 거리는 1.5인치(약 3.81cm)가 줄었고, 1루와 2루, 2루와 3루 사이는 4.5인치(11.43cm)가 줄었다. 베이스가 중심에서 1.5인치가 늘었지만 1루와 3루 베이스는 한쪽 끝을 파울 라인에 맞췄기 때문에 각각 3인치가 더 2루 쪽으로 커졌고, 2루 베이스도 양쪽으로 각각 1.5인치가 더 커졌기 때문에 가장자리까지의 거리는 기존 베이스보다 4.5인치가 줄어든 셈이다.

트리플A 동부 팀들의 코칭 스태프들은 대부분 베이스가 커진 것을 특별히 체감하지 못한다고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투수들도 베이스가 커진 것은 감지하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특별히 영향이 있지는 않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실제로 베이스 사이를 뛰어 본 선수들은 반응이 달랐다. 대형 베이스를 피자 박스라고 한 신시내티 레즈 산하의 루이빌 배츠의 외야수 TJ 프리엘은 지난달 간발의 차이로 도루에 성공을 한 뒤 상대 2루수에게 분명히 말했다고 했다. 베이스가 크지 않았다면 아웃됐을 것이라고.

대형 베이스 실험을 한 트리플A 동부와 인터내셔널 리그의 2015년부터 19년까지의 도루는 팀당 한 경기 평균 0.62개였으나 이번 시즌 지난 8일까지 팀당 한 경기 평균 도루는 0.75개로 21%가 증가했다.

베이스가 커져 주자들이 살 확률이 높아지자 덩달아 더블플레이는 줄고 있다. 2015년부터 19년까지 이 두 리그의 팀당 한 경기 평균 더블플레이는 0.75회였으나 이번 시즌에는 0.64회로 15%가 줄었다.

대형 베이스가 선수 안전과 공격에 더 유리하다는 것은 입증이 됐지만 현재 실험하고 있는 다른 것들과 마찬가지로 메이저리그에 적용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lsbo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