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했어 상원" 수베로 감독이 끝내기 견제사도 칭찬한 이유.txt
2021.06.22 18:04:23

 

[OSEN=대전, 최규한 기자] 한화 정은원의 중견수 플라이 때 태그업한 주자 강상원이 SSG 3루수 최정의 태그에 걸려 아웃된 뒤 아쉬워하고 있다. 21.06.18 / dreamer@osen.co.kr



[OSEN=대구, 이상학 기자] 한화 외야수 강상원(24)은 지난 20일 대전 SSG전에서 치명적인 실수를 범했다. 한화가 3-4로 뒤진 9회말 2사 2루. 허관회 타석에서 2루 주자 강상원이 SSG 투수 서진용의 견제구에 걸려 아웃되면서 경기가 허무하게 끝났다. 보기 드문 끝내기 견제사. 강상원은 한참 동안 엎드린 채로 아쉬워했고, 지켜보던 대전 홈 관중들도 쉽게 발걸음을 떼지 못했다.   

안타 한 방이면 동점이 될 수 있는 상황에서 뼈아픈 견제사. 하지만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은 오히려 강상원을 칭찬했다. 22일 대구 삼성전을 앞두고 만난 수베로 감독은 "오늘 선수들과 미팅에서도 그 부분을 다시 이야기했다. 두려움을 없앴다는 것 자체가 크다. 중요한 발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베로 감독은 지난 11일 수원 KT전 상황을 떠올렸다. 당시 5-5 동점으로 맞선 11회초 1사 2루에서 강상원은 3루 도루를 시도하지 못했고, 이닝은 득점 없이 끝났다. 수베로 감독은 "그때도 비슷한 상황으로 2루에 있었지만 3루 도루를 못했다. 강상원에게 물어보니 상대 투수에 대한 정보는 갖고 있었지만 경기 상황이 타이트해서 못 뛰었다고 답하더라. 이번에는 견제사로 끝났지만 본인이 확신을 갖고 플레이한 점을 좋게 본다"며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이어 수베로 감독은 "승부처에서 주루 플레이는 여러 가지 요소가 필요하다. 경기 스코어, 지금 우리 타자, 상대 투수와 수비수 위치 등을 모두 봐야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두려움을 없애는 것이다. 강상원에 앞서 8회 하주석도 1점차 뒤진 상황에서 2루 도루를 시도해서 성공했다. 선수들이 한 단계 성장한 모습이고, 미팅 때도 이 점을 이야기해줬다"고 설명했다. 

수베로 감독의 당장의 승패보다 선수 개개인의 성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강상원의 끝내기 견제사로 뼈아픈 1패를 당했지만 크게 개의치 않는다. 결과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고 배움의 기회가 되길 바란다. 치명적인 실수를 했지만 강상원은 1군 엔트리에 변함없이 남았다.

수베로 감독은 "허관회가 단타만 쳐줘도 강상원의 발이면 충분히 홈에 들어올 수 있었다"면서도 "선수가 시도하지 않으면 배울 수 없다. 두려움 없이 시도하는 자세에 주목하고 싶다. 그런 모습이 팀의 2~3년 후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생각한다. 지금 단계에서는 결과에 대한 책임보다 선수가 어떻게 준비하고 그라운드ㅔ서 실행하는지 보고 있다. 강상원도 이번 실수를 통해 배우고, 앞으로 경기에 적용할 게 있을 것이다. 결과에 대해 나무라거나 질책할 생각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waw@osen.co.kr

[OSEN=대전, 최규한 기자]경기를 마치고 한화 수베로 감독이 선수들을 맞이하며 기뻐하고 있다. 2021.06.18 /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