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콜업→9푼1리→첫 홈런’ 기록 잊은 5억 신인, 1군 잔류 강력 어필
2021.06.24 11:33:34

 

[OSEN=부산, 조형래 기자] 롯데 나승엽 /jhrae@osen.co.kr



[OSEN=부산, 조형래 기자] 롯데 자이언츠 신인 내야수 나승엽에게 더 이상 생존의 데드라인은 없다. 스스로 1군 생존 기간을 연장하면서 자신의 진면목을 과시하고 있다. 그리고 데뷔 첫 홈런까지 터뜨렸다.

나승엽은 2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 8번 3루수로 선발 출장, 2회말 데뷔 첫 홈런을 쏘아 올리는 등 4타수 3안타(1홈런) 4타점 맹타를 휘두르며 팀의 13-6 승리를 이끌었다.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렸지만 롯데의 신인 지명에 마음을 돌리며 국내에 잔류한 나승엽. 운동 신경과 컨택 능력, 그리고 선구안 등 1군 선수로의 재목을 보였다. 그러나 개막 엔트리 진입에는 성공하지 못했다.

2군에서 담금질을 거쳤고 래리 서튼 감독 부임과 함께 1군에 콜업됐다. 5월 12일에 처음 1군 엔트리에 등록됐고 한 달 간 타율 2할6푼8리(41타수 11안타) 2타점의 성적을 남기고 30일, 다시 2군으로 내려갔다.

이후 한동희의 부상으로 나승엽에게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기회가 찾아왔다. 두 번째 콜업 기간의 나승엽은 이전과 달랐다. 11타수 1안타, 9푼 1리의 기록에 불과했다. 하지만 ‘바빕신(BABIP神)’이 따라주지 않았다. 기록보다는 과정에 좀 더 집중했다. 자신감을 잃지 않은 원동력이이었고 홈런으로 연결됐다.

23일 경기가 끝나고 만난 나승엽은 “홈런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맞고 나서 중견수(알테어)가 돌아서는 것을 보고 홈런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라면서 “잘 맞은 타구가 많이 잡히긴 했다. 하지만 그래도 잘 맞은 타구들을 생각하니까 자신감이 생기고 있었다”라고 말했다.

첫 번째 콜업과는 마음가짐 자체가 달랐다. 쫓긴다는 생각을 머릿속에서 지웠고, 공을 많이 봐야한다는 기존의 타격관도 바꿨다. 그는 “처음 콜업 됐을 때는 많이 쫓겼다. 그러나 2군에서 내려가고 나서 쫓기면 안된다고 생각했고 결과에 신경쓰지 않기로 했다”라면서 “제가 2군으로 내려갈 때 서튼 감독님이 빠른 카운트에 배트를 낼 수 있도록 해보자고 주문하셨고 2군에서도 초구부터 적극적으로 치려고 했다”고 달라진 모습을 전했다.

오히려 빠른 카운트에 공격적으로 배트를 휘두르자 선구안도 좋아졌다는 게 그의 말. 그는 “이전에는 좋은 공을 놓치는 경우도 많았는데 지금은 아니다. 그리고 빠른 카운트에서 치다보니 안 좋은 공도 더 잘 보이게 된다. 공을 더 참을 수 있게 됐다”라며 ‘야잘잘’의 면모까지 과시했다.

이제 곧 한동희, 안치홍 등 기존 1군 내야수들이 복귀할 예정이다. 조만간 롯데 내야진의 교통정리가 있을 전망. 나승엽이 생존할 수도, 정리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나승엽의 자신감은 이미 충만하다. 그는 “경쟁이 많아지면 팀은 강해지는 것이다. 경쟁을 하더라도 나는 자신이 있다. 꾸준히 내 모습을 보여주면서 두 자릿수 홈런도 치고 싶다”고 각오를 다부지게 밝혔다. /jhrae@osen.co.kr

 

[사진] 롯데 자이언츠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