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실수 참고하라" 日 올림픽 앞두고 베이징 '사토의 악몽' 소환
2021.06.27 09:15:01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19 WBSC 프리미어 12’ 결승전에서 한국을 꺾고 우승한 일본선수들이 이나바 감독을 헹가래를 하고 있다. 20191117./youngrae@osen.co.kr


 "GG 사토 악몽은 안돼!". 

2020 도쿄올림픽 개막을 한 달 앞둔 가운데 일본프로야구에서 'GG 사토의 악몽'이 거론되기 시작하고 있다. 절대로 도쿄올림픽에서는 되풀이하지 말자는 경계감이었다. 

'사토의 악몽'은 우리에게는 "고마워요 GG 사토!"라는 말로 더 익숙하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한국은 일본과의 준결승전에서 좌익수로 출전한 GG 사토(당시 세이부 라이온즈)가 어이없는 뜬공 낙구로 인해 귀중한 점수를 얻었고, 결승전에 진출했다.

한국이 4-2로 앞선 8회 2사 1루 상황이었다.  고영민이 좌중간에 높은 타구를 날렸다. 사토는 충분히 잡을 수 있는 공이었으나 그대로 놓치고 말았다.  1루 주자가 홈을 밟아 추가점을 뽑았다. 허구연 해설위원이 "고마워요 GG 사토!"라고 말해 유명해졌다. 

일본은 동메달 결정전으로 밀려났고, 미국에게 또 패해 노메달의 수모를 당했다. 사토는 미국전에서도 또 다시 볼을 잡지 못하는 실수를 했다. GG 사토의 플레이는 빈축을 샀고, 두고두고 회자되고 있다. 이번에 안방에서 올림픽 첫 금메달을 노리는 일본 대표팀이 반면교사로 삼으려는 모습이었다. 

사토는 최근 TV프로그램에 출연해 당시의 실수를 회고했다. 그는 "당시 나는 추가 소집이 됐다. 전혀 준비되지 않는 상태였다. 16강전에 올라갈 때부터 긴장이 됐다. 한국전에 7번 좌익수로 선발출전했는데 생각치 못한 곳에 와버렸다"며 심적으로 크게 동요했다는 것이다.

사토는 이어 "미리 미리 뽑힌다는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한다. (코치진도) 예전의 국제대회 영상을 보여주며 분위기를 알려주어야 한다. 나의 실패를 참고해도 좋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사토는 아버지의 토목 사업을 물려받아 사업가로 활동하고 있다. 해설가로도 가끔 나서고 있다. 

베이징올림픽 일본대표였던 투수 가와카미 겐신도 사토의 악몽을 언급했다. 지난 24일 주니치-한신과의 경기에 시구자로 나선 가와카미는 "올림픽은 하나 하나가 전력이다. 집중해도 실수가 나온다. 실수의 무게가 국내리그와는 전혀 다르다. 예기치 못한 일들이 일어날 수 있다"며 실수를 경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