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부상 이탈한 에이스, ‘2군 ERA 6.00’ 99승 투수에 기회 갈까?
2021.06.27 15:55:10

 

[OSEN=잠실,민경훈 기자]4회초 1사 주자 1루 두산 선발 유희관이 이흥련을 삼진으로 잡아낸 후 볼을 받고 있다./ rumi@osen.co.kr



[OSEN=잠실, 이후광 기자] 에이스 워커 로켓이 또다시 부상으로 이탈한 두산 베어스. 이번에는 2군에 있는 통산 99승 투수 유희관에게 기회가 갈 수 있을까.

로켓은 지난 2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시즌 11차전을 앞두고 무릎이 아픈 김재환, 팔꿈치 통증을 호소한 박치국과 함께 1군 엔트리서 제외됐다.

사유는 우측 팔꿈치 부상. 로켓은 25일 잠실 롯데전에 선발 등판해 4이닝 6실점 부진과 함께 팔꿈치에 이상을 느끼며 조기에 경기를 마쳤다. 이후 MRI 촬영 결과 석회가 팔꿈치 인대를 찌른다는 소견을 받았고, 28일 팀 닥터와 함께 정밀 검진을 받기로 결정했다. 13경기 7승 4패 평균자책점 2.38로 에이스 역할을 수행하던 로켓은 지난 9일 무릎 통증에 또 다시 부상으로 자리를 비우게 됐다.

로켓의 이탈로 당장 또 대체 선발 1명이 필요해진 상황. 안 그래도 최원준을 제외한 토종 선발들의 잇따른 부진 속 골치가 아픈데 믿었던 에이스까지 최소 열흘 동안 쉬게 되면서 향후 마운드 운영이 험난해졌다.

두산 선발진은 최근 로켓을 비롯해 아리엘 미란다, 최원준, 이영하, 김민규로 운영 중이었다. 그렇기에 박종기, 박정수, 곽빈 등이 로켓의 공백을 메울 후보로 거론됐다. 그러나 곽빈은 23일 말소로 인해 등록까지 제법 시간이 걸리고, 박종기는 당분간 롱릴리프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등록된 박정수 역시 불펜행이 확정됐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사령탑 입에서 유희관의 이름이 언급됐다. 김 감독은 “로켓의 자리를 아직 결정하지 못했는데 현재 불펜이 부족해 박정수는 중간에서 쓰려고 하며, 곽빈은 날짜가 안 된다. 아마 유희관이 선발로 가야하지 않을까 싶다”고 바라봤다.

최근 8년 연속 10승, 통산 99승(66패)에 빛나는 유희관은 올 시즌 8경기 2승 4패 평균자책점 8.45의 부진과 함께 5월 30일 2군행을 통보받았다. 이후 한 달 가까이 1군에 복귀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도 그럴 것이 퓨처스리그서도 3경기 1패 평균자책점 6.00(15이닝 10자책)의 난조를 겪었다.

사실 로켓이 9일 무릎을 다쳤을 때도, 다른 대체선발들이 부진을 겪을 때도 유희관은 사령탑의 머릿속에 없었다. 당시 김 감독은 “상황에 따라 팀에 (유희관이) 필요할 때가 있겠지만 아직은 부를 계획이 없다. 올라와서 던져줄 때 던져주면 된다”고 말한 바 있다.

두산 선발은 현재 미란다, 최원준을 제외하고 5이닝을 편하게 맡길 수 있는 투수가 사실상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좋은 대체선발이 마구 튀어나왔던 지난 시즌과 달리 선발진 공백이 좀처럼 메워지지 않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김 감독이 말한 유희관이 ‘던져줄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 올해 투구 내용이 실망의 연속이었으나 통산 1380이닝의 관록은 결코 무시할 수 없다. 최근 경기였던 23일 LG전에서 5이닝 1실점 호투를 선보인 것도 호재다.

로켓의 이탈로 1군에서 다시 느림의 미학을 감상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현재로서는 유희관의 선발진 합류가 유력해보인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