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이종범' 1차 지명하나, 한화 내야수 4명 정리의 숨은 포석
2021.07.04 09:11:03

[OSEN=잠실, 지형준 기자] 하주석(오른쪽에서 두 번째)을 비롯해 한화 내야수들과 킹험이 비디오 판독이 진행되는 동안 한데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jpnews@osen.co.kr


[OSEN=이상학 기자] 한화가 내야진을 빠르게 정리하고 있다. 8일 사이에 4명의 내야수들을 떠나보냈다. 

한화는 지난 3일 KIA 포수 백용환을 받는 조건으로 내야수 강경학을 넘기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앞서 지난달 25일에도 한화는 내야수 오선진을 삼성에 보내면서 외야수 이성곤을 받는 트레이드를 했다. 

이성곤과 백용환은 한화의 약점인 타격, 특히 장타를 강화할 수 있는 자원이다. 이성곤은 이적 후 3경기에서 2루타 1개 포함 12타수 4안타로 타선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백용환은 지난 2015년 홈런 10개를 치며 장타력을 뽐냈다. 이해창이 이두근 부상으로 이탈한 뒤 약화된 백업 포수 보강 목적도 있다. 

한화의 또 다른 목적은 내야진 정리에 있다. 2루수 정은원, 유격수 하주석, 3루수 노시환으로 내야 기둥이 세워진 한화에서 오선진과 강경학이 뛸 자리는 마땅치 않았다. 올해 한화의 전면 리빌딩 기조 속에 만 32세 오선진은 1군 콜업을 받지 못했고, 2군에서도 11경기 출장에 그쳤다. 만 29세 강경학도 1군에서 12경기를 뛰고 4월말 엔트리 말소된 뒤 2군에서 5경기밖에 나오지 못했다. 

한화는 2군도 리빌딩에 중점을 두고 어린 선수들 위주로 운영 중이다. 2~3년차 박정현, 조한민, 신인 정민규, 송호정, 조현진 등 어린 내야수들에게 출장 기회가 돌아가면서 오선진과 강경학의 쓰임새가 애매했다. 그동안 1군에서 충분히 기회를 주고 썼던 선수들이라 눈에 띄는 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웠다. 트레이드를 통해 두 선수에게 새로운 길을 열어줬다. 


[OSEN=잠실, 지형준 기자] 8회 공수교대에 한화 강경학과 오선진(오른쪽)이 숨을 고르고 있다. /jpnews@osen.co.kr


아울러 한화는 지난달 26일 내야수 박한결과 정기훈도 웨이버 공시했다. 두 선수도 올해 1군에 오르지 못한 채 2군에서 각각 7경기, 5경기만 출장했다. 더 큰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두 선수에게 작별을 고했다. 박한결은 만 27세, 정기훈은 만 26세로 많은 나이는 아니지만 한화는 어린 선수들에게 기회를 몰아주기로 했다. 

하주석을 제외하면 핵심 내야수 전부 군미필이라는 점에서 4명의 선수들을 정리한 것은 위험 부담이 없지 않다. 하지만 한화는 다음 포석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22년 신인 1차 지명에서 '제2의 이종범'으로 기대를 모으는 대형 유망주 김도영(광주동성고)을 손에 넣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우투우타 유격수 김도영은 공수주 삼박자를 두루 갖춘 내야수로 올해 14경기 55타수 27안타 타율 4할9푼1리 1홈런 12타점 18득점 11도루 6볼넷 2삼진 OPS 1.227을 기록하고 있다. 타격 능력이 뛰어나고, 발이 워낙 빨라 해태 시절 전성기 이종범에 비견되는 잠재력을 가졌다는 평. 

예년 같았으면 연고팀 KIA의 1차 지명이 확실했을 김도영이지만 올해는 쉽지 않다. 광주진흥고 우완 투수 문동주가 최고 154km 강속구로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KIA가 외면하기 어렵다. KIA가 문동주를 지명하면 지난해 10위 한화가 전국 1순위 지명으로 김도영을 뽑을 수 있다. 한화 연고 지역인 세광고 우완 투수 박준영도 1차 지명 후보이지만 현재 분위기로는 김도영에게 무게가 실린다. 2022 KBO 신인 1차 지명일은 내달 23일이다. /waw@osen.co.kr


[사진] 김도영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