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저격] '사인스캔들 앙금' 알투베 조롱? NYY 저지, 유니폼 감싼 세레모니
2021.07.12 07:25:22

 

[OSEN=조형래 기자] “지붕을 닫으면 추워서 유니폼 단추를 잠궜다.”

뉴욕 양키스는 11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미닛메이드파크에서 열린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경기에서 1-0으로 신승을 거뒀다.

지난 10일부터 열리는 시리즈. 2년 만에 다시 휴스턴을 찾은 양키스다. 여러 스토리라인이 복합적으로 이어지고 있던 상황이었다. 일단 사인스캔들이 알려진 뒤 처음 휴스턴을 다시 찾은 양키스다. 2019년 리그챔피언십시리즈 당시 휴스턴에서 우승을 내준 바 있다. 시리즈 6차전에서 마무리 아롤디스 채프먼이 호세 알투베에게 끝내기 투런포를 얻어 맞았다. 하지만 이후 휴스턴의 사인스캔들이 불거지면서 양키스는 피해자가 됐다. 그리고 당시 휴스턴에서 뛰었던 게릿 콜은 현재 양키스 유니폼을 입고 있다.

이날 양키스는 콜이 선발 등판했고 친정팀을 상대로 9이닝 동안 129를 던지는 괴력의 투구를 펼치며 3피안타 2볼넷 12탈삼진 무실점 완봉승을 따냈다. 유일한 점수는 3회 터진 애런 저지의 솔로포였고 결승점이 됐다.

콜의 완봉 역투 뿐만 아니라 이날 저지의 홈런, 이후 홈런 세리머니에 그동안의 앙금과 스토리가 담겨 있었다. 3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솔로포를 때린 저지는 3루를 돌기 직전 양 손으로 유니폼을 여며 감싸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의도가 다분했다. 2년 전 양키스는 알투베에게 끝내기 투런포를 얻어 맞으며 리그 챔피언 자리를 내줬다. 그리고 당시 알투베는 끝내기 홈런을 치고 홈을 밟기 직전 선수들에게 유니폼을 강하게 움켜쥐며 유니폼을 찢지 말라는 제스처를 취했다. 최고의 순간에 어떤 세리머니를 하든 문제가 되지 않을 터. 그러나 알투베는 절정의 순간에서 유니폼만큼은 챙겼다.

당시 알투베는 “너무 부끄러웠다. 과거 끝내기 홈런을 친 뒤 동료들의 축하에 유니폼이 찢어진 적이 있다. 그때 아내와 문제가 생겼다”라며 유니폼을 사수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이후 사인스캔들이 불거졌고 당시 알투베의 유니폼 안쪽에 사인을 알려주는 부저가 달려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일반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알투베의 유니폼 내부에 의뭉스러운 기기가 감춰진 사진까지 찍혔다. 알투베는 사인스캔들 의혹에 고개를 숙이면서도 유니폼 속 부저 등 기기 착용에 대한 의혹은 강하게 부인했다.

그러나 당시 피해자였던 양키스 선수들은 여전히 앙금이 쌓였다. 알투베와 절친한 사이였던 저지는 사인스캔들 이후 SNS를 ‘언팔’하면서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사인스캔들이 불거진 이후에는 “그들(휴스턴의 성공)이 배아팠다. 휴스턴 구단이 해낸 업적을 존경했다. 그러나 그들은 속임수로 그러한 업적을 얻은 것이 알려졌다. 그 이후 더 이상 같은 감정이 들지는 않는다”며 배신감을 표현했다. 당시의 감정을 이날 경기에서 표출한 것.

저지는 이날 적진의 관중석에 홈런포를 선사한 뒤 야유 속에서 세리머니를 감행했다. 조롱의 의미가 다분했지만 경기 후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구장의 지붕을 닫을 때마다 추웠다. 그냥 동료들에게 유니폼 단추를 잠그라고 한 것뿐이다”라며 세리머니에 대한 의미를 웃으며 전했다. 웃음은 의미심장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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