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정의, 실추된 명예, 결여된 존중...NC는 또 민낯을 드러냈다
2021.07.13 20:39:15

[사진] 창원 NC파크. OSEN DB


[OSEN=조형래 기자]  정의는 사라졌고 명예는 추락했다. 그리고 업계와 팬들을 향한 존중도 결여된 행태를 자행했다. ‘9구단’ NC 다이노스가 내세운 ‘정의, 명예, 존중’의 슬로건. NC 다이노스를 비롯해 KBO리그는 이러한 단어와 정 반대의 행태를 이어가고 있다. NC 다이노스 역시 현재 리그 중단이라는 사태에서 미흡한 사후 대처 등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

KBO리그는 현재 스톱이 됐다. NC와 두산 선수단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 NC에서 3명, 두산에서 2명이 나왔다. 그리고 코로나19 확진으로 인한 밀접접촉자가 다수 발생했다. 지난 12일 KBO가 발표한 리그 중단 보도자료에서는 “1군 선수의 확진 및 밀접 접촉에 따른 자가격리 대상자 비율이 각각 두산은 68%(확진 선수 2명, 자가격리 대상 선수 17명, 코칭스태프 14명)과 NC는 64%(확진 선수 3명, 자가격리 대상 선수 15명, 코칭스태프 10명)”이라고 전했다. 결국 리그 진행이 어렵다는 이유, 형평성 문제 등을 거론하면서 KBO리그는 올림픽 브레이크를 1주일 앞두고 중단됐다.

이번 리그 중단 사태는 KBO와 10개 구단 모두에 있다. 코로나19 확진자 및 자가격리 선수들이 나오더라도 정상적인 리그 진행을 결의했던 매뉴얼은 손바닥 뒤집는 것보다 더 쉽게 뒤집어졌다. NC와 두산 모두 리그 중단을 요청했지만 다른 구단들 역시 감염병 확산 방지라는 방역 당국의 뜻을 앞세우고 뒤에서는 저마다의 손익계산을 하면서 리그 중단에 찬성했다.

그리고 매뉴얼도 바꿨다. KBO는 “향후 구단 당 1군 엔트리 기준 선수(코칭스태프 제외) 50% 이상이 확진 및 자가격리 대상자가 될 경우 2주간 해당 경기를 연기하기로 했다”고 했다. KBO와 10개 구단은 누구를 위해 매뉴얼을 고쳤을까. 민폐라는 것을 모른 채 NC와 두산은 현재 사태를 사실상 방관했다. 공정과 정의는 사라진 세상은 다른 곳이 아닌 KBO리그 판이었다.

무엇보다 NC는 지난해 디펜딩 챔피언이다. 지난해 구단 역사상 첫 통합 우승의 쾌거를 누렸다. 하지만 구단 운영, 선수단 관리, 내부 소통 문제는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는 것이 드러났다. 챔피언의 명예는 실추됐다. 현재 구단 내에서 나온 3명의 확진자는 방역수칙을 위반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역학조사와 감염경로를 조사 중이지만 현 상황에서는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코로나19는 우리 모두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조심한다고 하더라도 언제 어디서 찾아올지 모르는 바이러스다. 코로나19에 걸렸다고 그게 비판의 이유가 될 수는 없다. 하지만 현재 리그와 여론이 분노하는 이유는 현재 확진자들이 방역수칙을 지켰는지 여부다. 일반인들과 달리 고액 연봉을 받는 프로야구 선수들이라면 그만큼 책임감 있게 행동해야 한다. 

구단은 “향후 역학조사에서 방역수칙 위반이 확인될 경우 코로나19 대응 매뉴얼에 따라 구단 징계 등 후속 조치를 하겠다”라고 밝힌 상황. 역학 조사에서 부적절한 자리를 마련했고 이 자리가 방역수칙 위반에 해당한다면 구단은 책임을 피하기 힘들다. 그리고 이 마저도 KBO의 리그 중단 발표가 난 뒤 사과문에서 한 줄 가량 밝힌 내용일 뿐이다. 이전에 충분히 상황을 인지했음에도 선수 수급 등의 이유로 리그 중단 의견에 편승하기에 급급했다.

구단을 운영하는 고위급 임원들은 과거에도 그랬듯이 사태를 축소하고 은폐했고 뒤늦게 사과하기에 급급했다. 2015시즌을 앞두고 KT 위즈의 신생팀 특별지명 당시 소속선수의 승부조작 사실을 은폐한 뒤 특별지명을 하게끔 방치한 전력이 있다. 

2016년에는 외국인 선수 에릭 테임즈가 음주운전에 적발됐지만 5일 동안 이 사실을 숨겼고 뒤늦게 KBO에 신고를 하면서 물의를 일으켰다. 2019년에는 구단 프런트의 불법도박 사실을 또 다시 은폐한 뒤 구단에서 내보내는 등 미숙한 일처리로 도마 위에 오른 바 있다. 그리고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도 애런 알테어의 마스크 미착용 논란은 방역수칙 위반과 관련됐던 문제였다. 구단의 명예는 다시 한 번 나락으로 떨어졌다.

이러한 모든 행태는 새바람을 불러일으킨다는 각오로 KBO리그에 합류했지만 야구 팬들을 존중하는 마음이 결여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 번은 실수일지라도 실수가 반복되면 그것은 결국 그들의 본래의 모습일 것이다. 수백, 수천명의 야구팬들의 기대를 저버리고 기만했다. 팬들을 위한 존중 없이 그들의 체면 차리기에 급급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