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논란] 흑인 해설가 내로남불? "오타니, 영어 배워!" 인종 차별 논란
2021.07.13 23:04:15

오타니 쇼헤이(오른쪽). /AFPBBNews=뉴스1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 ESPN 해설가가 오타니 쇼헤이(27·LA에인절스)에게 영어를 배우라고 충고해 논란이다. 더구나 그가 흑인이어서 '내로남불'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ESPN 애널리스트 스티븐 스미스는 13일(한국시간) 자신의 SNS에 공개 사과문을 올렸다. 그는 "진심으로 사과한다. 아시아인이나 오타니 특정인을 저격하려는 의도는 아니었다"고 고개를 숙였다.

일본 '허프포스트'가 이날 보도한 바에 따르면 스미스는 오타니가 통역을 쓰는 문제를 지적했다.

스미스는 "영어를 하지 않고 통역이 필요한 용병은 구단 매출에 타격을 준다"고 주장했다. 그는 "관객이 모인 상태 혹은 TV로 시청할 때에도 간판스타가 통역을 거쳐 말하는 것은 좋지 않다. 그의 말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스미스는 "슈퍼스타가 영어를 구사해야 미국에서는 스포츠 마케팅 전략이나 프로모션 유치가 쉽다"고 부연했다.

하지만 그는 SNS를 통해 '외국인 혐오'라는 맹비난을 받았다.

결국 자신의 발언을 철회했다. 그는 "나는 아프리카계 미국인이다. 이 나라에서 고정관념이 일으킨 많은 피해를 알고 있어서 민감했다"고 밝혔다. 흑인들은 인종차별에 대해 그 누구보다 예민하게 반응하지만 정작 본인이 아시아 선수에 대한 차별 발언을 내뱉은 것이다.

스미스는 "오타니는 모든 스포츠 선수 중 가장 훌륭하다. 그는 변화를 주도하며 독보적인 리더십도 갖췄다. 나는 오타니를 칭찬했어야 마땅하지만 큰 실언을 하고 말았다"고 사죄했다.

'허프포스트'는 오타니가 영어를 할 줄 알지만 일부러 통역을 거친다고 변호했다.

허프포스트는 메이저리그 '선배' 슈퍼스타였던 이치로 스즈키 예를 들었다.

이 매체는 "오타니는 팀메이트와는 영어로 대화를 할 수 있다. 미디어에 이야기를 할 때에 통역을 통한다. 이치로도 그랬다"고 설명했다. 과거 이치로의 인터뷰도 인용했다. 이치로는 "우리는 미디어를 통해 팬과 연결된다. 우리의 말이 진심 그대로 전달돼야 한다. 통역이 없이는 정확하게 전달이 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우리는 야구를 하러 온 것이지 언어를 배우러 온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오타니는 2021시즌, 메이저리그 최초로 투수와 타자로 올스타에 뽑혔다. 14일 콜로라도 쿠어스필드에서 열리는 2021 메이저리그 올스타게임에서 아메리칸리그 올스타의 선발투수 겸 1번타자로 출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