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전 영봉' 19살 루키 포수, 한 여름 밤의 꿈은 계속된다
2021.07.14 20:13:57

 



[OSEN=광주, 이선호 기자] KIA 타이거즈 19살 루키 포수 권혁경의 1군 생활이 어떻게 전개 될지 궁금증을 불러모으고 있다. 

권혁경은 지난 11일 꿈 같은 하루를 보냈다 KT 위즈와의 경기를 앞두고 한승택이 코로나19 확진자와 식당 동선이 겹치는 바람에 밀접접촉 판정을 받아 이탈하자 긴급 콜업을 받았다. 

점심 밥을 먹다 전화를 받고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 나왔다. 벤치 멤버였다. 그런데 또 긴급상황이 벌어졌다. 이번에는 선발포수로 라인업에 이름을 넣은 김민식이 두산 확진선수와 함께 경기를 했다는 이유로 밀접접촉자로 분류된 것이다. 

경기 시작 15분 전에 벌어진 사태였다. 팀은 집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던 2군 포수 이정훈을 급히 불렀다. 그러나 몸을 제대로 풀지 못했고 권혁경이 포수 마스크를 쓰고 선발출전했다. 코로나19 사태가 가져온 강제 데뷔전이었다. 2차 4번으로 지명을 받아 퓨처스 리그에서만 뛰었다. 

경기가 시작되자 진짜 다른 반전이 있었다. 9회까지 안방을 지키며 2-0 영봉승을 이끌어낸 것이었다. 루키 동기 이의리(5이닝 무실점), 박진태(1이닝 무실점), 장현식(2이닝 무실점), 정해영(1이닝 무실점)의 볼을 넙쭉넙쭉 잘 받아냈다. 상대 주자의 도루로 저지했다. 

맷 윌리엄스 감독은 중간에 이정훈을 투입할 수도 있었지만 권혁경을 끝까지 기용했고 영봉승을 이끌어냈다. 6연승의 주역이었다. 19살 루키 포수가 이렇게 잘 할 줄은 몰랐던지 다들 칭찬과 박수를 보냈다. 어수선했던 팀 분위기도 루키포수의 활약 덕택에 활기를 되찾았다.

윌리엄스 감독은 "갑자기 출전한 권혁경이 좋은 모습을 보였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한승택과 김민식이 빠진 만큼 계속 1군 경기에 계속 뛸 수 있었다. 팀에게는 듬직한  젊은 포수의 등장이라는 호재가 생겼다. KIA는 김상훈 이후 확실한 주전 포수가 없었는데 희망을 안겨주었다. 

그런데 권혁경의 1군 경기는 단 한 번으로 끝났다. KBO 이사회가 NC와 두산에서 코로나19 확진자 5명이 생기고 밀접접촉자가 대규모로 발생하자 시즌을 중단했다. 이번 주까지 6경기를 더 뛸 수 있었던 권혁경의 기회가 사라졌다. 올림픽 휴식기가 끝나면 김민식과 한승택이 정상 복귀한다. 

그래도 1군 생활은 계속된다. 당분간 1군에 머물며 4주간의 올림픽 휴식기 훈련에 참가한다. 1군 포수로 자체 연습경기에서 마스크를 써야 하고, 불펜에서는 투수들의 공도 받는다.  정규리그 경기는 아니지만 다시 한 번 눈도장을 받을 수 있는 시간이다. 권혁경의 한 여름밤의 꿈은 쭈욱 이어진다. /sunny@osen.co.kr